에프엑스기어(대표 이창환)가 3차원(3D) 가상 의류착용(피팅) 솔루션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해외 소프트웨어(SW) 기업도 하지 못한 가상 피팅 솔루션 상용화에 시동을 걸었다. 회사는 미국 패션 시장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에프엑스기어는 다음 달부터 미국에 자사 3D 피팅 솔루션인 ‘에프엑스미러’를 이용한 의류 판매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유명 쇼핑몰 웨스트필드밸리페어의 실리콘밸리 지점과 토팡가 지점이 대상이다. 쇼핑몰에 입점한 일부 매장은 고객에게 에프엑스미러를 활용한 가상 의류착용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의류 3D 데이터베이스(DB)화 작업에 들어갔다.
에프엑스미러는 영상 카메라로 손님의 신체를 촬영·측정한 후 미리 준비된 3D 의류 데이터를 신체 영상에 입히는 솔루션이다. 손님은 매장의 옷을 직접 입어보지 않고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이 아이디어와 관련 기술은 10여년 전부터 소개됐지만 실제로 활용이 가능한 수준의 솔루션을 상용화한 것은 에프엑스기어가 처음이다. 도시바·TIC 등 글로벌 기업도 솔루션을 개발했지만 3D 렌더링 수준이 미흡하다는 평가다.
에프엑스기어 성공 비결은 실제 옷처럼 느껴지는 가상 의류를 제작할 수 있는 툴에 있다. 시중에 소개된 가상 의류는 컴퓨터그래픽(CG) 처리가 매끄럽지 못해 어색했다. 에프엑스기어는 사진을 기반으로 현실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드림웍스에 유체 시뮬레이션 SW를 공급했던 에프엑스기어 경험이 뒷받침됐다.
3D 의상제작 시간 및 비용절감도 에프엑스미러만의 장점이다. 기존에 3D 의상 한 벌을 DB화하는 데는 3~5시간과 100달러가량의 비용이 소요됐다. 이에 비해 에프엑스미러 3D 의상제작 소요시간은 10분 미만, 비용은 3달러에 불과하다.
이창환 에프엑스기어 대표는 “3D 의상제작의 시간과 비용을 낮췄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의 필요에 따라 솔루션 기능을 선택할 수 있어 솔루션 도입부담도 크지 않다”며 “이미 카메라와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갖췄다면 SW만 구입해 저렴한 비용에 3D 피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컴퓨터 모니터상에서 직접 입어보는 효과를 누리며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명 온라인 쇼핑몰이 에프엑스미러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에프엑스기어는 유튜브 스타인 영화배우 바네사 시몬스의 85만 팔로어를 대상으로 온라인 쇼핑몰(shoplelook.com)에 솔루션을 접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국내 대형 의류회사와 중국 시장 진출을 협의 중”이라며 “미국·중국 시장에서 제품 성능과 품질을 인정받은 후 국내 시장에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