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160억원을 투입한 애니메이션 ‘다이노타임’이 오는 6월 미국 스크린에 오른다.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넛잡’ 흥행 신화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모티프알엠씨(대표 박재우)는 북미 배급사 알케미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다이노타임’을 미국에서 6월 초 개봉한다고 15일 밝혔다. 오는 30일 국내 개봉에 이은 것으로 기획 제작이 들어간 지 8년 만이다. 개봉관 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200~300개관 안팎이 될 전망이다.
‘다이노타임’은 개구쟁이 어니와 천재소년 맥스, 어니 여동생 줄리아가 타임머신을 타고 백악기로 가서 펼치는 어드벤처 액션물이다. 멜라니 그리피스, 롭 슈나이더, 스티븐 볼드윈과 윌리엄 볼드윈 형제, 제이 린치 등 할리우드 스타배우가 목소리로 출연한다. 토이온과 모티프알엠씨가 공동 제작했다.
‘다이노타임’은 제작초기부터 글로벌을 겨냥해 만들었다. 2001년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미국 공중파 방송에서 시청률 1위에 올린 ‘큐빅스’ 총감독인 허준범 대표가 ‘토이온’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가족 중심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소재도 모든 어린이가 좋아하는 ‘공룡’과 ‘타임머신’을 택했다. 목소리 주인공으로 할리우드 배우를 택한 것도 북미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다이노타임’ 북미 개봉 확정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영화는 당초 국내와 북미에서 2012년 개봉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배급사 클라리우스 엔터테인먼트 제프리 에이머 대표가 갑작스런 죽음으로 배급이 무산됐다. 이후 배급 계약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에야 새로운 배급사를 만나게 됐다.
지난 2013년부터 동유럽과 러시아 등에 선 판매를 시작해 시장 반응은 좋다.
이탈리아와 러시아, 폴란드 등에서 박스오피스 5위권을 유지했다. 유럽 각 국가마다 순차적으로 개봉해 700만달러 수익을 거뒀다. 문화가 비슷한 유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했다.
박재우 모티프알엠씨 대표는 “‘다이노타임’은 어린이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공룡과 타임머신이라 소재로 풀어낸 이야기”라며 “특히 할리우드 스타배우가 참여해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북미 시장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산 애니메이션이 북미시장에서 최고 성적을 낸 것은 레드로버가 제작한 ‘넛잡’이다. ‘넛잡’은 지난해 북미 4000개 관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2위까지 오르는 성적을 냈다. 넛잡이 북미지역 부가판권과 극장가에서 거둬들인 수익은 1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박 대표는 “‘다이노 타임’이 북미에서 ‘넛잡’처럼 많은 개봉관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이야기와 소재, 목소리 배우까지 북미 시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애니메이션”이라며 “스크린은 물론 VoD 등 부가판권시장 수익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홍콩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