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지난 2014년 말 시티즌 시큐리티(Citizens Security)라고 불리는 새로운 공안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통과된 법안은 국회의사당 등 주요 기관 앞에서 시위를 하면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 정부에 대한 비판을 억누르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 그 탓에 이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법안에 의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데모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해 눈길을 끈다.
홀로그램 포 프리덤(Holograms for Freedom)이라는 단체는 새로운 법안 시행에 반대하는 전 세계 사용자의 얼굴과 몸을 비춘 이미지 데이터를 공식 사이트를 통해 모집한 다음 이를 통해 행진 영상을 만들었다. 영상 속에는 2,000명이 넘는 사람 이미지가 담겨 있다. 영상 길이만 해도 1시간에 달한다고.
이어 지난 4월 11일 마드리드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 영상을 프로젝터를 이용해 홀로그램처럼 비춰 가상 시위 행진을 실시했다고 한다. 국회 앞을 오가는 사람들은 새로운 법안 시행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걸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허가 없이 국회와 대학, 병원 등 공공시설에 모이는 건 불법이다. 만일 허가 없이 시위를 한 단체는 최고 60만 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내게 된다. 이 법안이 비판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새로운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입체 영상이라는 허점에 스페인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