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3.3% vs 40%’
지난해 정부가 파악한 우리나라와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이용 현황이다. 미국뿐 아니라 해외 선진국이 앞다퉈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한다. 정보기술(IT)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빌려 쓰는 IT’로 전환하는 추세다. 우리기업 10곳 가운데 7곳은 클라우드가 무엇인지, 어떤 혜택을 가져다주는지 알지 못한다. 세계 최고 IT 인프라 보유국이라는 위상이 무색하다. ‘클라우드 발전법’ 통과로 관련 산업발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국내 서비스 사업자 육성과 사용자 인식변화 등 과제가 산적했다. 안전한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은 민관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에서는 우리나라 클라우드 산업 경쟁력을 분석하고 글로벌 시대 클라우드 강국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9월 28일 클라우드 발전법이 시행됩니다. 산업 발전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클라우드 확산을 가로막았던 걸림돌이 사라졌으니 변명거리도 없어진 셈입니다. 이제는 클라우드 산업 육성을 위해 발걸음을 서둘러야 합니다. 민간 주도형 클라우드 산업 토양이 돼 우리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 지원정책 마련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서성일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SW)진흥과장은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는 말로 미래모임 기조강연을 시작했다. 클라우드 발전법이 통과되면서 진짜 ‘승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발전법’ 시행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클라우드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 정책 방향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클라우드 산업이 날개를 다느냐, 아니면 후퇴하느냐가 결정된다. 세계가 치열한 클라우드 경쟁에 한창인 지금, 우리나라는 기로에 섰다는 판단이다.
미래부가 보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전쟁터에 가깝다. 서 과장은 “다수 이용자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칼자루는 역시 글로벌 기업이 잡고 있다.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은 세일즈포스닷컴·구글·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도한다. 아마존·IBM 대부분이 서비스형플랫폼(PaaS)을 제공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대규모 인프라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 서비스형인프라(IaaS)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서 과장은 “우리 클라우드 산업은 우수한 네트워크와 정책 의지는 있다”며 “그러나 기술과 인력 등이 부족하고 시장 수요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확산을 견인할 우수한 IT 인프라를 보유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사례가 적고 이용자 인식이 미흡하다는 의미다. 안전한 서비스 이용 환경 조성도 시급하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만큼 성장 잠재성이 무궁무진하다. 서 과장은 “공공기관이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도록 해 공공시장을 여는 등 정부 클라우드 산업 육성 의지를 보여주겠다”며 “클라우드 기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공공이 클라우드를 우선 도입하도록 ‘클라우드 퍼스트(Cloud First)’ 정책을 추진한다. 올해 관련 예산 편성과 지침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서 과장은 “시행령 발표를 앞두고 보안검증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은행 수준의 안전한 클라우드 이용 환경을 마련해 확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기술과 서비스 이용 사례가 부족한 만큼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발굴에 앞장선다. 다양한 시범사업으로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경쟁력 확보를 지원한다. 올해 산업단지 네 곳에 클라우드를 적용하고 2019년까지 50여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의료·교육은 클라우드 사각지대로 불린다. 안전한 IT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강력한 규제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산업 전반에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실태 조사와 규제 개선도 추진한다.
서 과장은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해서 이용자가 늘어나야 한다”며 “이용자가 불안하지 않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환경 마련이 가장 큰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가진 정보와 IT자원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을 위해 품질·성능 개선 등 다양한 정책·제도적 뒷받침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표자 : 서성일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진흥과장
패널 :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이사
박춘식 서울여대 교수
최백준 틸론 대표
사회 :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스마트러닝산업지원센터장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