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FM라디오 송출이 오는 2017년 중단된다. 디지털라디오방송(DAB)이 이 자리를 전면 대체한다.
노르웨이 정부가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FM라디오 국영 채널을 순차적으로 종료하고 이를 DAB로 전면 전환한다고 20일 아즈테니카가 전했다. 기존 아날로그 라디오 채널을 송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전 세계에서 노르웨이가 처음이다. 현재 유럽, 동남아 일부 국가가 DAB로 전환하고 있지만 구체적 날짜를 밝힌 것은 노르웨이뿐이다.
DAB는 기존 아날로그(AM·FM) 방식이 아닌 디지털 신호 형태로 오디오 신호를 압축, 방송한다. 국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유사하다. 아날로그 방식 대비 같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수 있는 채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차량 등 이동 중에도 고음질 사운드를 중계할 수 있다. 지상파나 위성을 이용하며 표준으로는 유럽 유레카와 미국 IBOC((In-Band On-Channel)가 있다.
도르 예르문 에릭산 노르웨이 국영방송 NRK 대표는 “라디오를 사랑하는 모두에게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이라며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우리 자원을 더욱 중요한 곳에 투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지난 1995년부터 유럽식 DAB를 지원해 왔다. 현재 22개 국영 채널을 DAB로 송출하고 있으며 FM라디오용 채널은 5개뿐이다.
TNS갤럽이 올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노르웨이 가정 중 50% 이상이 DAB식 라디오가 더 친숙하다고 느끼며 전체 라디오 청취자 중 절반 이상이 매일 DAB채널에서 라디오를 듣는다고 답변했다. FM라디오를 매일 듣는다고 응답한 청취자는 44%정도다.
상당수 라디오 기기들은 FM라디오를 지원하고 있다. DAB를 송출하기 위해선 기기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추가적 조치가 필요하다. 이 결정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라디오 세트기는 790만개에 달한다.
한편 미국에선 지난 2002년 연방통신위원회(FCC)가 IBOC 방식 DAB를 표준으로 정하고 송출을 허용했지만 아직까지 전환률이 낮다. LA데일리뉴스는 최근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HD라디오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라며 “HD라디오를 들으려면 별도 수신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