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동차 업체가 중국에서 현지화와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를 건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올 뉴 투싼’과 ‘티볼리(현지명 티볼란)’를 선보이며 소형 SUV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 올 뉴 투싼은 중국 현지 시장 기호에 맞춰 출시한다. 기아자동차는 대형 세단 K9으로 고급차 시장에 도전한다.
현대자동차는 20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5 상하이 국제모터쇼’에 중국형 올 뉴 투싼(현지명 추웬신투셩) 콘셉트 모델을 출품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생산·판매한다. 2.0 GDI 엔진과 1.6 터보 GDI 엔진 두 가지로 출시한다. 1.6 모델에는 7속 더블클러치변속기(DCT)도 적용했다.
중국형 모델에는 현지 선호도가 높은 ‘골드 시트러스’ 색상을 적용하고 전·후면 하단부를 넓혔다. 전면 그릴은 그물망(메쉬) 타입을 채택했다. 전시장에는 초고장력 강판과 핫스탬핑 공법을 살펴볼 수 있는 안전 절개 모형물, 후측방경보시스템(BSD)·차선이탈경보장치(LDWS)와 공기 청정 기능을 보여주는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중국 소비자에게 올 뉴 투싼의 안전·편의 기능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서다.
기아자동차는 K9 출시로 고급차 시장에 본격 도전한다. 기아차가 중국 시장에 대형 세단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라운드뷰모니터(AVM), 어드밴스드스마트크루즈컨트롤(ASCC), 차선이탈경고장치(LDWS),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첨단 기능으로 무장했다. 람다 3.8 G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기아차는 행사장에서 1호차 주인공으로 중국 디지털 미디어 업체 대표 쟝난춘씨를 선정하고 차량 전달식을 가졌다.
소남영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부사장)는 “K9은 기아차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프리미엄 대형 세단으로 중국 대형차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신형 K5도 하반기 출시한다. 그 동안 중국 시장 판매를 이끈 현지 전략 모델 K2, K3, K4, K5, KX3도 전시했다.
쌍용차도 소형 SUV 티볼리(현지명 티볼란)를 처음 공개했다. 6월부터 현지 판매망으로 중국 전역에 판매한다. 현지 브랜드 중복과 발음 편의를 고려해 현지 차명을 바꿨다. 1.6ℓ 가솔린 모델을 우선 출시한다. 올 한해 5000대를 판매해 브랜드 전체 1만5000대 판매 실적을 달성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회사들이 이처럼 소형 SUV 출시에 공을 들이는 것은 중국 SUV 시장이 급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중국 SUV 판매는 지난해 409만대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36% 성장했다. 승용차 전체 성장률인 10%보다 훨씬 가파른 성장세다. 2020년께 700만대 규모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자동차 회사도 현지화에 적극 나섰다. 도요타는 이날 행사에서 현지에서 개발한 하이브리드카(HEV) 신형 코롤라와 레빈을 공개했다. 이 회사가 HEV를 해외에서 개발·생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치 야마다 도요타 회장은 “두 모델의 하이브리드 플랫폼에는 중국인 엔지니어 260여명의 노력이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제조사들은 급성장하는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도 공을 들였다. BMW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SUV ‘X5 x드라이브40e’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투싼과 쏘나타 PHEV 모델, 쌍용차는 전기차 ‘티볼리 EVR’을 공개했다.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차인 현대차 투싼 FCEV도 관람객 눈길을 끌었다.
상하이(중국)=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