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방송협회(NAB)가 아이폰 FM라디오 기능 활성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애플이 막아놓은 라디오 기능을 사용자가 쓸 수 있게 풀어달라는 주문이다. 현재 아이폰6에 사용된 ‘무라타 339S0228’ 무선통신칩은 FM 라디오를 지원하지만 애플이 비활성화해 사용자들은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라디오를 들어야 한다.
NAB는 스마트폰에서 라디오 직접 청취를 할 수 있을 경우 세 가지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비싼 데이터 요금을 내지 않고도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오디오 스트리밍에 필요한 데이터 사용이 많기 때문이다. 통신비 절감이 가능해진다.
협회는 FM라디오를 듣는 것이 오디오 스트리밍을 이용할 때보다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도 더 적다고 전했다. 오디오 스트리밍은 FM 라디오에 비해 배터리 소모가 3~5배 많다.
마지막으로는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크레이그 푸게이트 미국 연방재난청(FEMA) 관리자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대형폭풍이 발생해 이동통신망을 마비시키면 사람들은 긴급 정보를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NAB는 여러 이유를 들어 FM 라디오 기능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가장 큰 목적은 스마트폰 사용이 늘며 떠나고 있는 청취자를 잡기 위한 대책으로 해석된다. 노르웨이는 디지털 청취자가 전통적인 FM 라디오를 수신하는 사람보다 늘어 오는 2017년 세계 최초로 FM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협회 요구에도 애플이 실제 아이폰 내 FM 라디오 기능을 활성화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선통신칩은 라디오 기능을 지원하지만 이에 맞는 안테나와 증폭칩은 없다. 일부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신호간섭 등 우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