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22일(현지시각) 공짜요금에 버금가는 새 이동통신서비스 ‘파이(Fi)’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뛰어든 유선 인터넷망 서비스인 ‘파이버(Fiber)’에 이어 무선통신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구글은 초반 사업 확대를 위해 저렴하면서도 획기적인 요금제를 무기로 들고 나왔다. 사용자는 기본료 20달러만 내면 통화와 문자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무선데이터 가격은 1기가바이트(GB)에 10달러로 책정됐다. 소비자가 원하는 데이터 크기를 1GB부터 10GB까지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객이 한 달 안에 다 쓰지 못한 데이터를 환불해준다는 것이다. 가령 월 30달러에 3GB 요금제를 신청했지만 실제로 사용한 데이터가 1.5GB라면 나머지 절반에 해당하는 가격인 15달러를 돌려준다.
국제 데이터 로밍도 무료다. 세계 120개 이상 국가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것과 같이 추가 요금 없이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국제 로밍은 롱텀에벌루션(LTE)은 지원하지 않는다.
파이는 현재 미국 내에서 구글 레퍼런스 스마트폰인 ‘넥서스6’를 사용하는 사람만 가입 가능하다. 파이 웹사이트에서 가입 초대장을 요청하면 된다.
구글이 파이에 가입할 수 있는 단말기를 넥서스6로 한정한 것처럼 앞으로도 구글 안드로이드 단말기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파이는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 무선망을 이용해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방식으로 제공한다. 와이파이 망을 기본으로 사용하며 접속이 불가능하면 두 무선 네트워크 중 연결이 고른 네트워크를 자동으로 골라 쓴다. 가입자 다수를 확보한 버라이즌이나 AT&T 네트워크보다는 사용 가능한 지역이 적지만 기존 파이버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향후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