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대형 곡면 모니터 한 대가 업무 효율성도 높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영국에서 ‘모니터와 업무 간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해 내린 결론이다. 모니터 업계가 커브드(곡면)를 올해 전략제품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대형화’와 ‘곡면’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세계적인 ‘커브드 모니터’ 확산에 나선다.
삼성전자와 영국 리즈대 스테판 웨스트랜드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공동 연구보고서 ‘현실감 있는 시각경험의 생산성 향상 연구(Exploring how a more visually immersive experience can improve productivity)’에 따르면 ‘대형 곡면 모니터’의 몰입감 강화가 업무 집중도를 높여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영국 사무직 근로자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중순 일주일 간 이뤄졌다.
대형화면의 강점은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창 이동·조절 등에 낭비되는 시간과 이로 인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곡면은 어느 위치에서나 동일한 거리로 바라볼 수 있게 해 눈의 피로를 적게 해줘 건강에 도움이 된다. 영국 사무직 근로자 40%가 건강을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고 90%는 만족스런 업무환경에서 더 큰 동기부여를 얻는다고 답했다. 대형 곡면 모니터가 유·무형적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의미다.
배경으로는 기존 업무환경의 비효율성이 제기됐다. 전화 벨소리, 불필요한 회의, 잡담 등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가 일으키는 손실이 연간 2억5000만파운드(약 403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연간 70일에 달한다. 하루 평균 9시간에 달하는 모니터 응시 시간만이라도 집중력을 높이면 업무 집중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조사에 따르면 영국 근로자 95%는 하루에 이메일 100통을 받아 확인에 22분, 처리에 2시간을 쓰고 있었다. 정보량도 엄청나 40%는 PC 외에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별도 기기를 업무에 추가 활용하고 있었다. 38%는 모니터를 2대 이상 쓴다고 응답했다. 이때 평면 모니터는 멀티스크린 구현시 화면 위치별 시선 거리 차이로 눈의 피로도를 높여 곡면 모니터가 대안이 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사무용 모니터 선택 기준을 3가지로 정리했다. △멀티스크린을 대체할 수 있는 큰 크기 △심미적 만족감을 주는 좋은 디자인 △장시간 업무로 인한 피로를 경감시키는 제품이다. ‘대형 곡면 모니터’가 모니터 업계의 미래라는 뜻이다.
웨스트랜드 교수는 “여러 대의 작은 모니터보다 한 대의 큰 모니터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며 “대형 곡면 모니터가 눈의 피로를 줄이는 등 집중력을 높여 생산성도 높일 수 있었다”고 결과를 분석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관계자도 “삼성전자에는 CRT에서 LCD로 모니터 게임의 룰을 바꾼 경험이 있다”며 “평면에서 커브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모니터 사업 핵심과제”라고 설명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