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포럼에 가면 가상현실 미래 보인다

‘금문교를 시작으로 알카트레즈 섬, 피어 39에서 낮잠을 즐기는 바다사자, 피셔맨스워프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 트윈픽스까지…’

하늘에서 샌프란시스코 전경을 보는 데 열기구를 탈 필요가 없다. 패러글라이딩을 싣고 높은 언덕까지 오를 이유도 없다. 비행 시뮬레이터에 올라 ‘버들리(새처럼)’를 본다면 말이다. 영화 ‘버들리’는 비행 시뮬레이터를 타고 보는 영화다. 관객은 높이 1m 안팎 비행 시뮬레이터에 엎드려 도시 빌딩과 공원 사이를 날아다닌다. 팔과 다리는 날개가 되고 바람까지 느낄 수 있다. 올해 선댄스영화제 최고 히트작으로 꼽히는 가상현실(VR) 체험 영화 ‘버들리’다.

CT포럼에 가면 가상현실 미래 보인다

비행이란 가상현실을 영화에 담은 ‘버들리’ 제작자 맥스 라이너 취리히 예술대 교수가 서울을 찾는다. 라이너 교수는 30일 코엑스에서 펼쳐지는 ‘CT(Culture Technology) 포럼 2015’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라이너 교수는 ‘영화와 가상현실’을 주제로 가상현실이 관객과 만날 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주는 지 강연한다. 비행 시뮬레이터가 고장 나 영화 체험기회가 사라진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천체물리란 어려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인터스텔라’를 제작한 린다 옵스트도 CT포럼 기조 강연자로 나선다. 린다 옵스트는 ‘흥행하는 콘텐츠의 법칙’이란 주제로 강연한다. 어려운 천체 물리를 영화로 풀어냈듯 콘텐츠산업 흥행 공식을 인터스텔라 사례를 들어 설명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명성왕후’와 ‘영웅’으로 뮤지컬 흥행 신드롬을 만들어낸 윤호진 감독도 기조연설자다. 윤 감독은 ‘2014년 소치올림픽 문화예술공연 총감독’이자 ‘18대 대통령 취임식 총감독’을 거쳤다. 윤 감독은 뮤지컬과 논버벌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공연 한류를 위한 전략과 선결과제를 제시한다.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2: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등장하는 영웅 캐릭터 개발을 지휘한 한국인 이승훈 ILM 감독도 올해 CT포럼에서 놓쳐서는 안 될 강연자다.

이 감독은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할리우드에서 폭넓은 활동과 뛰어난 이력으로 주목받는 한국인이다. ‘어벤져스2’ 외에도 ‘아바타’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탑’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에서 영화기술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감독은 ‘어벤져스’ 영화 속 캐릭터 제작 개발 과정에 숨은 얘기를 들려준다.

이인호 메크로그래프 대표는 영화 ‘명량’에서 바라본 국내 VFX 기술적 성과와 산업으로서 도전을, 김광용 투바엔 대표가 ‘애니메이션 라바와 CT 기술의 융합’을 주제로 강연한다.

장동준 아프리카TV 상무와 한창완 세종대 교수가 각각 맡은 토론회도 우리 문화기술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다.

송성각 콘텐츠진흥원장은 “CT포럼은 상상력을 실제 콘텐츠로 만들기 위한 필수 요소인 문화기술 최신 트렌드와 세계 최고 전문가가 전하는 통찰력을 공유할 수 있다”며 “관련 종사자들이 영감을 얻어 글로벌 빅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