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전극소재 벤처 호전에이블이 에폭시 기반 솔더 소재 상용화에 성공했다. 기존 솔더 크림 대비 접합 강도가 우수하면서도 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어 자동차, 항공기 부품 등 고신뢰성 요구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호전에이블(대표 문종태)은 솔더 크림 구성 성분으로 로진계 플럭스 대신 에폭시를 적용한 에폭시 솔더 페이스트(ESP)를 올해 초부터 메이저 LED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기술 출자를 받아 30호 연구소기업으로 사업을 시작한지 3년만의 성과다.
솔더 크림은 전자회로기판(PCB) 등에 부품을 실장할 때 사용하는 접착 소재다. 작은 알갱이 형태 금속 솔더볼, 산화방지용 액상 용제 플럭스 등이 섞여 리플로우 공정으로 열을 가하면 딱딱하게 굳으며 부품을 고정시킨다. 솔더링 후 플럭스가 남아있으면 제품 불량을 일으킬 수 있어 세척 공정이 필요하다.
호전에이블 ESP는 에폭시가 플럭스 역할을 한다. 잔류 플럭스로 인한 불량 발생이 없고 세척 공정을 생략할 수 있다. 동시에 한 번의 리플로우 공정으로 접합 부위에 절연막을 형성해 접합 강도 상승, 개별 리드 간 전기 절연 효과 등도 제공한다. 기존 솔더 크림은 고신뢰성 접합을 위해 SMT 공정 후 에폭시 도포와 경화로 구성된 추가 에폭시 공정이 필요했다.
저융점 주석-비스무트(Sn-Bi) 합금 기반이지만 에폭시로 강도가 향상돼 고융점SAC(Sn-Ag-Cu, 주석-은-구리)계 수준 내구성을 확보했다. 저온에서 공정을 진행할 수 있어 에너지 사용을 절감할 수 있고 얇은 기판이 휘어지는 불량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LED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으며 대형 세트메이커 소재 승인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솔더 페이스트 시장에서 범용 제품보다는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고부가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종태 호전에이블 대표는 “이종 소재 장점을 뽑아 융합한 소재라 상용화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며 “중국, 대만 등 해외 기업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올해를 기점으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