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들도 경쟁을 피하기 위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가격담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로봇을 사용하면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8일(현지시간) 아리엘 에즈라치 옥스포드대법대, 모리스 스트럭 테네시대법대교수가 이달 초 내놓은 인공지능에 우려와 대응책을 촉구한 논문을 소개했다. 논문제목은 ‘인공지능과 담합: 컴퓨터가 경쟁을 막을 때’다.
저자들은 로봇이 아마존이나 우버같은 제품 및 서비스 가격결정에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로봇이 담합할 가능성이 인간들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컴퓨터나 로봇은 사람처럼 뒷방으로 가서 은밀하게 가격담합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들은 다른 컴퓨터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이 정보를 가지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로 간에 효율적으로 협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에즈라치와 스터크교수는 “컴퓨터들은 협정이나 합의된 관행에 의해서는 물론이거니와 훨씬 더 미묘한 수단을 통해 서로 간의 경쟁을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슷한 컴퓨터 알고리듬들이 서로의 반응과 시장지배 전략을 예상해 안정적 시장환경을 촉진시키는 경우를 꼽을 수 있다. 이런 디지털화된 환경은 더욱더 예상 가능하며 제어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들 로봇은 편향된 행동에 영향을 받지도 않고 반독점법 단속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억지효과에도 영향을 덜 받는다”라고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법무부가 지난 달 이런 형태의 담합에 대해 기소한 첫번째 사례가 등장했다. 지난 25일자 뉴요커지는 미법무부 샌프란시스코지원이 데이비드 톱킨스 온라인포스터판매업체(포스터레볼루션) 대표를 반독점법위반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혐의는 자사 컴퓨터 SW로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특정 포스터의 온라인 판매 가격을 담합(가격고정)하도록 프로그래밍했다는 것이었다.
때때로 컴퓨터는 인간이 담합하는 것을 돕는데 사용돼 왔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기소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저자들은 때때로 컴퓨터가 스스로 담합하는 것을 배운다는 사실을 찾아내 이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저자는 자율기계(Autonomous Machine)로 부르는 알고리즘 담합형태에서는 “컴퓨터는 스스로 학습한 것과 현재 진행형인 시장에서 수집된 데이터 피드백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으로 보이는 전략을 수행한다. 우리가 토의할 책임 문제는 법적,윤리적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한다.
만일 컴퓨터가 담합하도록 프로그래밍된 것도 아닌데 기계학습을 통해 스스로의 판단으로 담합했다면 반독점법으로 이를 멈추게 할 방법이 있을지 알 수 없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