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월 2만원대 요금으로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 쓸 수 있는 ‘데이터 선택요금제’를 출시했다.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 제공하면서 데이터는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것은 국내 첫 시도다. 관련기사 3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유사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데이터중심요금제 경쟁은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동통신 서비스 3사의 통신요금 인하경쟁에 따라 국내 모바일 산업 생태계가 급팽창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KT 데이터 선택요금제는 월 기본요금 2만9900원에 음성·문자 무제한, 데이터 300메가바이트(MB)를 제공한다. 데이터를 적게 사용하는 사람이 음성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값비싼 요금제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지금까지 음성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월 5만1000원을 내야 했다.
데이터 사용료는 1기가바이트(GB)당 5000원이다. 미국 버라이즌, 구글의 10달러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10GB를 사용하면 총 5만9900원을 내면 된다. 10GB 이상부터는 데이터 소진 시 매일 2GB를 무료로 준다. 사실상 5만9900원에 음성·문자·데이터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버라이즌·구글은 10GB 이후에도 1GB당 10달러를 받는다.
데이터를 다음 달로 넘기거나 다음 달 데이터를 미리 당겨쓰는 ‘데이터 밀당’ 서비스도 제공한다. 남은 데이터를 모두 이월할 수 있고, 데이터가 부족하면 다음 달치 데이터에서 최고 2GB를 당겨쓸 수 있다. 불규칙한 데이터 사용 걱정을 덜었다. 요금제에 따라 용량을 제한하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도 모든 요금제에서 전면 허용된다.
KT는 데이터 선택요금제 도입으로 고객 1인당 월평균 3590원, 롱텀에벌루션(LTE) 고객 1000만명 기준 연간 4304억원의 가계통신비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다음 주 관련 요금제를 내놓는다. SK텔레콤은 미래창조과학부 인가 심사가 끝나는 대로 새 요금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통신업계는 새롭게 불붙은 데이터중심요금제 출시 경쟁이 ‘음성 중심→데이터 중심’이라는 통신 패러다임 전환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했다. 데이터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모바일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산업생태계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통신사 측에 적정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과도하게 데이터를 사용하는 ‘헤비유저’에게는 차별적 요금체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거 ‘정액제’로 요금부담 없이 인터넷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오늘날 초고속인터넷 산업기반을 조성했다”며 “데이터중심요금제는 모바일 데이터 비용부담을 줄여줌으로써 모바일 산업생태계 조성에 공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