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가 비트코인 환전소에 ‘신탁회사’ 자격을 부여했다.
미국 뉴욕주가 뉴욕·싱가포르에서 활동 중인 비트코인 환전소 ‘잇비트(ItBit)’의 ‘신탁회사(trust company)’ 등록신청을 허가했다고 10일 뉴욕타임즈(NYT)가 보도했다. 미국에서 최초로 합법적 비트코인 환전소가 생긴 셈이다.
찰스 카스카릴라 잇비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에게뿐 아니라 전체 비트코인 산업에서 빅딜(big deal)”이라고 말했다.
신탁회사로 공식 등록됨에 따라 잇비트는 미 전역 50개주 고객에게 합법적으로 비트코인 환전이나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은행과 동등한 위치에 섰다. 미국에서 신탁법인으로 등록,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연방정부와 주정부 승인을 모두 받아야 한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소재 코인베이스(Coinbase)가 연방정부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뉴욕주는 코인베이스가 뉴욕주 라이선스는 받지 않았다고 대응한 바 있다.
이전까지 미국 내 비트코인 환전소는 ‘신탁회사’ 자격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운영돼 법적인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었다. 신탁회사로 등록되면 자산보호, 예금자보호, 사이버보안 등 소비자와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할 수 있다. 비트코인 환전소는 이를 갖추지 못해 신뢰성과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뉴욕주의 결정으로 미국에서 비트코인을 합법화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외신은 해석했다.
뉴욕주는 최근 가상화폐 업체에 맞는 법적 제도를 마련, 가상통화를 합법화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해왔다. 벤 로스키 뉴욕주 금융감독국(DFS) 국장이 이를 진두지휘해 이달 말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절차인 ‘비트라이선스(BitLicense)’를 발표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비트라이선스가 신탁법보다 규제 강도가 높을 것이라 예상했다.
벤 로스키 국장은 “가상화폐 기술이 실존한다는 것은 맞지만, 우리는 소비자 자금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규제를 만드는게 중요하다”며 “규제가 궁극적으로 비트코인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잇비트는 이날 올 초 추가 투자로 2500만달러(273억4000만원)를 유치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쉴라 베어 전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 의장, 빌 브레들리 전 뉴저지주 상원의원, 로버트 H. 헤르즈 모건스탠리 임원 등 등 저명인사 3인도 이사회 신규 멤버로 지명했다. 회사는 대형 고객이나 금융기관을 상대로 비트코인 신탁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빌 브레들리 잇비트 보드멤버는 “비트코인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금융 세계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잇비트가 전체 비트코인 생태계의 근간이 돼 비트코인 금융·상업, 그리고 새로운 경제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