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영국 구글캠퍼스 방문 당시 우리나라에도 꼭 이런 공간이 있으면 했는데 직접 입주하게 돼 기쁩니다.” 김용경 채팅앱 대표.
“입주 3주째인데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처럼 카페같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세계적인 액셀러레이터에게 가까이서 조언도 구할 수 있어 좋아요.” 김세훈 원티드 공동창업자.
지난 8일 정식으로 서울 대치동 오토웨이 지하 2층에 문을 연 구글캠퍼스 서울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꿈꾸는 국내 스타트업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구글 캠퍼스 서울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아시아에선 최초로 설립됐다.
구글캠퍼스 서울이 설립된 것은 정부의 유치 노력과 함께 우수한 기술 인력이 만들어낸 성과다. 카림 템사마니 구글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고 우수한 기술인재를 갖춘 가장 창의적인 곳으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구글캠퍼스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구글캠퍼스 서울 어떻게 운영되나
구글캠퍼스 서울은 캠퍼스 카페 입주사 전용공간 이벤트 공간 강의실 커뮤니티 파트너 사무실로 구성됐다. 면적은 2000㎡로 7개층을 사용하는 캠퍼스 런던과 비슷하다.
입주사 전용공간에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채팅캣, 벤티케익, 데이블, 레이니스트, 원티드랩, 라이크라이언, 플루언티, 아씨오 등 8개사가 입주했다. 입주사는 칸막이가 별도로 없는 사무실에서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다. 개별 공간 20여개가 마련돼 독립적활동도 보장된다. 영상 콘퍼런스 콜 기능까지 갖춰 해외에서 근무중인 직원과도 회의할 수 있다. 아기가 있는 주부 직원을 위한 수유 공간도 별도로 갖췄다. 입주기업은 계약에 따라 6개월에서 최대 1년간 사무공간을 사용하면서 500스타트업, 마루180 등 파트너사에게 투자 조언과 마케팅 상담 등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교환 프로그램으로 해외 스타트업과 글로벌 교류도 가능하다.
김세훈 원티드렙 공동창업자는 “스타트업으로서는 서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최신 시설을 갖췄다”며 “사무실 공간에서 다른 스타트업과 협업도 하고 개별 공간도 갖춰 일하기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이벤트 공간과 강의실은 회원 가입만 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매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창업가나 마케팅 전문가가 나서서 강의하면서 소통하는 공간이다. 3주만에 28개국에서 1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할 만큼 인기가 높다. 임정민 캠퍼스 서울 총괄은 “매주 색다른 강사와 프로그램으로 창업을 준비하거나 시작한 사람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업 문화 확산 기대
구글 캠퍼스 서울은 국내 스타트업 지원이 정부를 넘어 민간으로 번지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청년실업 문제가 한창인 우리나라에 준비된 창업으로 고용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구글 캠퍼스 런던은 지난 3년간 4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2000여개 스타트업이 1억 1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1800명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박근혜 대통령이 구글캠퍼스 개소식에 참석해 스타트업을 격려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개소식에서 “구글 캠퍼스 같은 글로벌기업 프로그램과 민간 창업보육 생태계 장점을 잘 결합해서 큰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도 창의와 혁신의 DNA를 가진 우리 젊은이들이 마음껏 꿈꾸고 도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