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도시철도(지하철) CCTV 화질이 SD(약 41만 화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을 기치로 내걸고 풀HD 등 고성능 CCTV 확산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비용 문제로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TV, 카메라 등 최근 영상기술은 풀HD(1920×1080, 약 200만 화소)를 넘어 4K UHD(3840×2160, 약 830만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전자신문이 코레일, 서울메트로 등 전국 광역철도·도시철도 운영사(민영 제외) 8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대합실과 승강장, 전동차 내 등 승객 안전과 직결되는 곳 CCTV 90%가 41만 화소급으로 집계됐다. 서울메트로(서울 1~4호선)는 역사 6129대, 2호선 전동차 712대 모두 41만화소였고 서울도시철도공사(서울 5~8호선)도 5539대 모두 41만 화소였다.
지방도 마찬가지였다. 인천, 대전, 광주는 모두 SD급이었고 부산과 대구는 역사개량, 신규노선을 중심으로 풀HD 교체에 나서고 있었다. 일반철도 포함 12000여개로 가장 많은 CCTV를 운용하는 코레일은 일부 역사에서 풀HD 교체에 나섰다. 한국철도시설공단(KR)도 올해 신설, 개통하는 전 역사에 HD급을 설치키로 했다. 지난 4월 개통한 대구 3호선만 모든 장비를 풀HD로 갖췄다. SD CCTV는 최근 벌어진 강력사건 실황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지방자치단체마다 교체 바람이 일고 있다.
카메라 교체 걸림돌은 ‘비용’이다. 서울메트로 설비처 관계자는 “카메라를 바꾸려면 역사에 설치된 통신회선을 모두 뜯어 바꿔야 해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IP(인터넷프로토콜)기반 카메라가 훨씬 효율적이지만 기존 RF(동축)케이블을 광케이블로 바꾸는 토목공사 비용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도 비용 절감을 위해 스크린도어 설치를 겸해 카메라 교체 작업을 했다. 2011년 1호선 25개역과 2호선에 스크린도어 관제를 위한 통신설비 구축 과정에서 카메라를 HD(130만 화소)·풀HD로 바꿨다. 전체 부산지하철 CCTV 4300여대 중 HD·풀HD는 300여대다.
운영사도 IP 기반 풀HD급 교체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예산문제로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IP 기반으로 교체할 경우 영상정보를 재가공해 범죄발생 시 관계기관 공유 등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버, 녹화 등 제반 시스템 마련에 부담이 커 아날로그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내년 개통을 앞둔 인천 2호선도 신규 전동차내 CCTV 148대를 SD로 설치했다.
풀HD로 교체시 한 개역 당 투입되는 비용은 6000여만원으로 추산된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달 중 풀HD를 도입하는 분당선 수서역, 복정역 등 4개 역사 투입 비용에 2억4044만원이 책정됐다. 수도권만 따져도 서울시 산하 9개 노선 311개에 최소 200억원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역사 넓이, 전동차 규격 차이에 따라 도입 규모는 늘 수 있다.
서울메트로와 부산교통공사 등 운영사 관계자들은 “고화소 디지털 방식의 장점이 큰 건 맞지만 설비 대부분이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 맞춰져있다”며 “CCTV 설치만으로도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는 등 예산 외에도 도입을 위해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지하철경찰대 통계에 따르면 지하철 범죄신고 수는 2011년 1881건, 2012년 1448건, 2013년 1858건, 2014년 1572건 등 줄지 않고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