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Ctrip)의 공동 설립자인 니콜러스 블룸(Nicholas Bloom)이 씨트립 콜센터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9개월간 재택 근무 기회를 주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재택근무를 한 그룹의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한다.
니콜러스 블룸은 씨트립 공동 설립자인 동시에 미국 스탠퍼드대학 경제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또 전미경제연구소에서 생산성 혁신 기업자 정신 관련 프로그램 책임자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만일 잠옷을 입은 채 일한다면 직원의 생산성이 향상될 것인지 엉뚱해 보이는 의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 씨트립 직원 절반을 재택 근무시키고 나머지는 직장에서 일하게 하는 실험을 9개월 동안 실시했다.
그가 이런 실험을 한 또 다른 이유는 재택 근무를 하면 직장 임대료와 가구 등 시설 요금을 절약할 수 있어 생산성 저하보다 절약할 수 있는 자금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험 결과 재택 근무를 한 직원은 직장에서 근무한 직원보다 13.5% 많은 전화에 대응했다. 13.5%라는 전화 응대는 씨트립 콜센터의 일주일치 일에 해당한다. 생산성 향상 뿐 아니라 재택 근무 직원은 직장에서 일하는 직원보다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한다. 9개월 실험 기간 중 재택 근무 직원 1인당 1,900달러 절약 효과도 있었다.
물론 실험 기간 중 재택 근무를 그만 두고 직장으로 돌아오는 직원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에게 재택 근무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 실제로 이들 직원의 전화 응대 수는 그다지 좋은 성적이 아니었다.
야후의 CEO 마리사 메이어는 회사 직원이 재택 근무를 실시하는 걸 전면 금지해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블룸은 이에 대해 재택 근무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면서 메이어가 재택 근무를 금지한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얽혀 있는데 야후의 재택 근무자의 근무 기강 해이나 저하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씨트립의 경우 실험 대상이 된 콜센터라는 직종이 다른 일보다 업무 내용 측정이 쉽고 집에서도 일을 하기 쉬운 직종이었던 것도 한 몫 한다.
그렇다면 콜센터 업무 외에 창의적 작업도 집에서의 생산성이 더 높을까. 블룸은 이에 대해선 더 많은 실험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계적 업무는 재택 근무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또 과거 경험을 들어 일주일에 1∼2회 정도 재택 근무를 실시하게 하면 직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좋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