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 미국 백악관에 한바탕 소동이 발생했다. 상업용 소형 무인기(드론) 한 대가 백악관 건물을 들이받고 추락했다. 테러가 아닌 단순 조종 실수로 밝혀졌지만 백악관 경호체계를 흔들었다.
#4월 22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총리 관저 옥상에서 드론이 발견됐다. 드론에서 미량의 방사선을 내뿜는 세슘이 발견됐다. 40대 남성이 정부 원전정책에 항의하고자 벌인 일이다.
드론 대중화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드론을 무력화하는 해킹 기술을 개발했다. 특정 지역 상공에서 드론 비행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다. 드론에 탑재된 자이로센서에 특정 주파수 소음을 보내 작동을 방해하는 기술로 세계 유명 정보보호 학술지 ‘유즈닉스 시큐리티(Usenix Security)’ 논문으로 채택됐다.
KAIST는 드론에 쓰이는 자이로센서 작동을 방해하는 기술 연구에 성공했다. 자이로센서는 물체 회전각도를 감지해 자세를 제어하는 핵심센서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기기부터 드론, 비행기, 위성 등 비행체 자세제어 장치로 널리 활용된다.
KAIST 시스템보안연구실은 특정 자이로센서를 이용하는 드론에 사이드채널(Side Channel) 해킹공격을 시행하는 방법으로 비정상적 출력을 유도해냈다. 비행 중인 드론은 주파수 소음이 발생하는 지역에 들어가면 자세가 불안정해지거나 제어력을 잃게 된다.
연구에 참여한 손윤목씨(KAIST 박사과정)는 “자이로센서가 특정 주파수 소음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센서 연구 분야에서 알려진 사실”이라며 “연구에서 자이로센서 활용 시스템이 주파수 공격으로 무력화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가 드론 공격을 개념적으로 입증한 수준이지만 이를 활용하면 특정 시설에 드론 침입을 막을 수 있는 방어 기술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연구를 지도한 김용대 KAIST 교수는 “소프트웨어적 해킹이 아닌 센서 취약점을 이용한 것”이라며 “드론 금지구역(No Drone Zone)을 형성하는 데 핵심기술로 사용될 만한 원천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물인터넷(IoT) 시대 센싱은 가장 중요한 핵심 기능 중 하나”라며 “센싱 해커 가능성이 입증된 만큼 IoT 오작동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대비책도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