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혁신, 터치에서 음성인식으로 진화

애플의 혁신, 터치에서 음성인식으로 진화

애플이 ‘터치패널’과 ‘음성인식’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차세대 아이폰 등 각종 신제품 사용자환경(UI)과 음성명령 서비스(시리) 혁신을 위해서다. 애플이 터치방식 아이폰으로 2007년 1차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켰다면 ‘음성인식’으로 차세대 디지털 기기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지난 10년간 애플이 신규 매입했거나 확보한 특허를 분석한 결과 터치패널 특허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특허를 신규 특허 출원 시 활용하는 이른바 ‘자체 인용’ 역시 터치패널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이뤄졌다.

최근 들어 애플이 달라졌다. 팀 쿡을 포함한 애플 경영진은 음성인식 특허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신규 출원과 자체 인용건수도 크게 늘었다. 애플은 지난해 음성인식 분야에서만 총 595건 자체 인용을 실시, 타 기술 분야를 압도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는 스티브 잡스가 고안한 터치 기술을 계승하면서 음성인식을 스마트폰과 자율주행차 등에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세계 아이폰 사용자가 언어 장벽을 없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단계를 지향한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전신인 ‘아이팟’을 설계·제작할 때부터 ‘터치’를 제품 UI 최우선 가치로 여겼다. 어떠한 명령어 입력이나 복잡한 버튼 조작 없이 제품과 사용자 간 직관적 대면 접촉(터치)에만 천착해 온 스티브 잡스의 집념이 세계 모든 모바일 스마트 기기에 기본 장착돼 있는 스크린 터치의 전형이 됐다.

음성인식은 터치의 차세대 진화 버전이다. ‘터치패널→음성인식’이라는 애플의 특허 트렌드 변화는 결국 연장선상에 있다는 얘기다. ‘시리’로 대변되는 애플 음성인식 기술 진화는 ‘포스트 아이폰’ 출발점이다. 모바일기기를 넘어 커넥티드카 등 모든 기기로 사물인터넷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음성인식을 통한 제어가 현재로서는 유일한 기술적 해법이다.

단순한 명령서비스뿐만 아니라 언어를 통합해서 언어 장벽 없는 스마트폰에 대한 진출로 풀이된다. 인간과 기계의 소통에서 인간과 인간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애플이 꿈꾸는 세상이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는 “애플은 특정 분야 특허 등록을 개시하기 직전,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이나 해당 특허 매집에 집중한다”며 “이는 단시일 내 높은 진입장벽을 쌓기 위한 일종의 전폭적 몰입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애플 특허 분석은 14일 발행한 전자신문과 광개토연구소가 공동 발행한 IP노믹스 보고서 ‘애플 차세대 무기는’에 실려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