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효율 연료전지 촉매로 사용할 수 있는 나노구조 금 박막을 개발했다. 금 나노입자와 비슷한 촉매활성을 보이면서도 추가 공정이 필요 없고 기존 백금촉매와 달리 일산화탄소 흡착에 의한 성능저하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김상훈 박사팀과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박정영 교수팀은 연료전지 기본반응인 수소산화반응을 위해 나노구조화한 금 박막에 금속산화물 입자를 입혀 촉매 반응효율을 향상시키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금은 매우 안정된 성질을 가지지만 크기가 작아져 나노미터(㎚)가 되면 여러 화학반응에 매우 높은 활성을 띄어 다른 촉매보다 반응이 커진다. 때문에 금 나노입자는 촉매에 사용하면 촉매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촉매를 사용하면 일산화탄소 산화반응은 최소 100℃를 넘어야 일어나는데 비해 1~3㎚의 금 입자는 같은 반응을 영하온도에서도 가능하게 할 정도로 활성이 높다. 그러나 금 나노촉매를 촉매나 전극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기가 흐르는 몸체에 금 나노를 고정해야한다.
연구팀은 금 나노입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00㎚ 두께의 얇은 막으로 나노구조화 된 금 박막을 개발했다. 나노 금 박막은 한쪽 끝을 장치에 연결시키면 바로 전극으로 사용할 수 있어 전극이나 촉매가 필요한 장치에 바로 쓸 수 있다.
기존 연료전지 백금촉매에는 일산화탄소 흡착이 매우 강해 흡착한 일산화탄소가 표면을 덮으면서 촉매성능이 급격히 낮아지는 일산화탄소 피독 문제가 있었다. 금은 이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아 연료전지용 수소산화반응 촉매로서 장점이 있는데, 금 박막 자체의 촉매 성능이 높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속산화물인 이산화티타늄 입자를 금 박막에 뿌렸다. 그 결과 이산화티타늄입자가 금 박막과 만나는 경계면에서 촉매활성이 최대 5배 높아졌다.
연구팀은 “현재 촉매로 쓰이는 백금 가격이 연료전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백금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로 금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복잡한 구조의 금 박막재료가 수소산화반응에 어떻게 촉매로 작용하는지 원리를 밝혀 고효율 연료전지를 개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화학 커뮤니케이션스(Chemical Communications)’ 11일자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