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vs 가전회사 `집을 훔쳐라`…SKT, 가정용 IoT 상용화

통신사 vs 가전회사 `집을 훔쳐라`…SKT, 가정용 IoT 상용화

SK텔레콤이 가정용 사물인터넷(IoT)을 상용화하면서 ‘스마트 홈’ 시장을 정조준했다.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가전을 외부에서 통제할 수 있다. 홈IoT 플랫폼을 개방해 더 많은 가전과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삼성전자, LG전자와도 협력할 방침이다. 홈IoT 생태계 선점을 놓고 통신사와 가전업체 간 치열한 전투가 예상된다.

SK텔레콤(대표 장동현)은 20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홈 플랫폼’을 공개했다. 개방형 IoT 플랫폼 모비우스와 자체 IoT 기술을 결합해 개발한 것이다.

조영훈 SK텔레콤 스마트홈 TF장(상무)은 “앞으로 가전은 연결된 것인가 아닌가로 구분될 것”이라며 홈IoT 시대 개막을 알렸다.

이 플랫폼을 적용해 우선 아이레보 도어록, 위닉스 제습기, 경동나비엔 보일러, 타임밸브 가스밸브차단기 4개 제품을 출시했다. 3분기에는 캐리어 에어컨, 린나이·대성셀틱·알토엔대우 보일러, 위니아·위닉스·동양매직 공기청정기, 금호전기·GE라이팅 조명기기, DS텍·파워보이스 스마트콘센트, 반디통신 스마트스위치 등 10여개 제품을 공개한다. 4분기에도 하츠 레인지후드, 교원웰스 정수기, 에어큐브, 보안서비스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홈IoT란 가전기기에 통신망을 연결해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집 바깥에서 가스밸브를 잠그는 것이 대표 사례다.

SK텔레콤 스마트홈 플랫폼은 홈IoT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통신기술을 묶어놓은 것이다. 가전회사는 이 플랫폼을 자사 가전제품에 탑재하면 쉽게 홈IoT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통신사가 허브가 돼 가전기기를 빗살처럼 연결하는 개념이다. SK텔레콤은 우선 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향후 적정한 시점에 사용료를 받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스마트 홈 최대 장점으로 ‘개방성’을 꼽았다. 누구나 스마트 홈 플랫폼 응용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응용프로그램 도구(API)’를 12월 공개한다. 더욱 많은 가전기기 회사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동통신사나 인터넷 제공회사에 관계없이 스마트 홈 기기만 구입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동통신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홈IoT 포문을 열면서 관련 생태계 쟁탈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플랫폼 산업 특성상 시장 초기에 누가 더 많은 파트너와 가입자를 갖는지가 중장기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는 지난 17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홈IoT 플랫폼 ‘IoT@홈 플랫폼’을 공개하고 이를 개방형으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KT도 개방형 홈IoT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기존 기업용(B2B) IoT 플랫폼 ‘3MP’를 B2C용으로 전환 작업을 하고 있다.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지난 1월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서 홈IoT 투자계획을 밝혔다.

향후 홈IoT 생태계 쟁탈전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조영훈 상무는 “삼성전자, LG전자도 자체 홈IoT 시스템이 있지만 생태계 확대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두 업체와 협력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생태계 선점을 위해 연동기기를 극대화하고 내년부터는 타 산업과 융합서비스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