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 1~3위인 인텔, 삼성전자, 퀄컴이 떠오르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놓고 플랫폼 경쟁을 시작했다. 첨단 지능형 서비스가 반도체에서 시작하는 만큼 사물인터넷용 반도체 플랫폼을 각각 구성해 실질적인 시장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반도체 기술은 물론이고 사물인터넷 생태계가 핵심인 만큼 세계적 기업과 협력 수위도 높이고 있다.
22년째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지킨 인텔은 새 먹거리로 사물인터넷을 꼽았다. 스마트폰 대응은 늦었지만 사물인터넷 시장만큼은 뺏기지 않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에디슨’ 개발보드를 시장에 공급했고 저전력 ‘쿼크’ 프로세서를 사물인터넷용으로 선보였다. 인텔 쿼크 프로세서는 미국 산호세에서 진행하는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에도 적용됐다. 대기 중 오염 물질을 측정하고 교통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액센추어, SAP, 델 등 글로벌 기업과 함께 새로운 사물인터넷용 플랫폼을 개발해 세계 각국의 중소·벤처기업이 사물인터넷용 디바이스를 빠르게 개발하도록 지원한다. 기기 간 연결, 게이트웨이, 데이터 분석, 보안 등을 망라한 플랫폼이다. 에너지 효율성, 보안, 무선 커뮤니케이션을 핵심 기술로 꼽고 각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할 방침이다.
독일 칩 제조 및 홈 네트워킹 기업 란틱(Lantiq)도 인수했다. 사물인터넷과 홈 네트워킹 분야 에서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이다.
인텔은 이미 지난해 사물인터넷부문 사업에서 21억달러(약 2조30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모바일 부문 매출인 2억200만달러(약 2200억원)를 훨씬 상회하는 성적이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용 개발보드 ‘아틱(Artik)’을 선보였다. 기업·산업·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과 사물인터넷용 서비스를 더 쉽고 간단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소프트웨어, 개발보드, 드라이버, 툴, 보안, 클라우드 등을 집적한 오픈 플랫폼이다. 삼성의 임베디드 하드웨어 보안 기술과 메모리, 프로세싱 파워 기술을 탑재했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과 차세대 서비스와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만큼 보안 기능을 중점적으로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가전제품에 사물인터넷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업계 전반에 아틱 플랫폼을 제공해 시장 저변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은 물론 전문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아틱을 이용해 새로운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세계 반도체 시장 3위 기업 퀄컴은 사물인터넷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걸었다. ‘올신얼라이언스’를 주도하며 사물인터넷 플랫폼 경쟁 전면에 나섰지만 관련 기업과 협력 수위를 높이고 사물인터넷에 적합한 칩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퀄컴은 지난해 홈 어플라이언스, 자동차, 웨어러블, 다양한 도시 인프라스트럭처 등의 분야에서 지난해 10억달러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매출 중 약 10%를 사물인터넷을 비롯한 비 스마트폰용 디바이스에서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퀄컴은 최근 클라우드·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들과 협력을 발표하며 사물인터넷 기술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와이파이를 스마트 디바이스, 센서,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하는 ‘QCA401x’와 ‘QCA4531’ 칩도 출시했다.
이 외에 사용자 스마트폰이나 클라우드에 저장한 음악을 다양한 블루투스 기기에서 스트리밍할 수 있는 ‘올플레이 스마트 미디어’ 플랫폼도 강화했다. 18개 제조사와 18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업체가 올플레이 기반으로 무선 통합 홈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