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007 가방 대전’

은행이 모든 창구 금융서비스를 집적한 포터블 브랜치 경쟁에 돌입했다. 27일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평생고객부 직원이 ‘포터블 IBK’를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이용 가능한 ‘찾아가는 은행서비스’를 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은행이 모든 창구 금융서비스를 집적한 포터블 브랜치 경쟁에 돌입했다. 27일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평생고객부 직원이 ‘포터블 IBK’를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이용 가능한 ‘찾아가는 은행서비스’를 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최근 한 은행은 보증금만 330억원에 달하는 서울 노른자위 매장 계약을 해지했다. 고객 방문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매장 운영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늘어나는 임차료로 수익 내기가 어렵고 인력비용도 골칫거리다.

은행이 비대면 채널과 고객 대면을 융합한 ‘포터블 브랜치’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007 가방만 한 단말기로 은행 점포가 구현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현장에서 지원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 올해 KB국민은행을 필두로 모든 금융권에서 포터블 뱅킹 대전이 벌어질 태세다. 민간은행은 물론이고 지방은행, 국책은행까지 300여개에 달하는 포터블 브랜치를 도입했다.

은행이 포터블 브랜치 경쟁에 나서는 것은 신규 마케팅 채널 구축과 영업비용을 혁신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 사각지대에 있는 마케팅 채널 구축이 가능하다”며 “병원과 관공서, 일선 학교에 이르기까지 포터블 브랜치를 활용한 모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비용도 절감한다. 기존 오프라인 영업점이 최소 수억원대 비용이 발생한다면 포터블 브랜치는 수천만원으로 모든 금융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 전자서식 연계로 수만장에 달하는 종이신청서도 없앴다.

은행권은 포터블 브랜치를 옴니채널로 활용한다. 타깃시장 집중 공략과 집단 신규고객 유치는 물론이고 새로운 금융상품 프로모션, 타 금융상품 교차판매 채널로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부가적으로 전문가 영상상담과 e브로슈어 등을 이용한 상품 소개 등으로 고객 눈길을 사로잡아 신규 유입 고객 확보에도 유용하다는 게 은행권 자체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포터블 브랜치를 인터넷전문은행 기능을 수행할 핀테크 모델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존 오프라인 업무와 모바일 뱅킹 서비스 중간 단계에서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표. 포터블 브랜치 서비스 현황>


표. 포터블 브랜치 서비스 현황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