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신규 모바일IPTV 가입자는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없게 됐다.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을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CAP)과 이동통신 3사의 콘텐츠 공급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된 모바일IPTV가 지상파 콘텐츠 이탈에 따라 반쪽 미디어 플랫폼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27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올레tv모바일’ ‘B tv 모바일’ ‘U+ HDTV’ 3개 모바일IPTV 애플리케이션은 다음달 1일부터 푹 서비스 신규 이용등록을 제한한다. 지상파 무제한 다시보기 등 지상파 콘텐츠 관련 상품도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 일부 모바일IPTV 사업자는 이 같은 내용을 웹 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각각 공지했다.
이동통신 관계자는 “지상파 콘텐츠를 모바일IPTV에 공급하기 위해 CAP와 협상을 지속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CAP가 신규 고객에 대한 지상파 실시간·VoD 콘텐츠 공급 중단을 통보해 부득이하게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푹은 그동안 모바일IPTV 애플리케이션에서 플랫폼 인 플랫폼(PIP) 형태로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했다. 모바일IPTV 가입자는 푹에 별도 등록을 해야 지상파 실시간 방송·VoD를 시청할 수 있었다.
CAP는 최근 이동통신 3사에 그동안 가입자당 1900원에 제공한 지상파 콘텐츠 공급 가격을 3900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동통신 3사는 CAP가 제시한 콘텐츠 가격 인상안에 거세게 반발했다.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신규 고객 대상 지상파 콘텐츠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다음달부터 신규 모바일IPTV 가입자가 푹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신규 모바일IPTV 가입자가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지는 셈이다. 푹과 IPTV 3사는 이달 31일까지 푹 이용 등록을 완료한 고객에게만 당분간 지상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가입자가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일각에서는 지상파 콘텐츠가 모바일IPTV에서 빠지면서 이동통신 3사가 추진하는 미디어 사업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통신 업계가 최근 영상 콘텐츠 소비 수요를 겨냥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파워를 지닌 지상파 방송이 제공되지 않으면 잠재적 시청 수요가 대체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것이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영상 콘텐츠”라면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지상파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