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업계, 중동 시장 가야하는데 `메르스` 복병

사이버보안업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복병을 만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8일부터 두바이에서 사이버보안 기업이 10여곳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마크애니, 이글루시큐리티, KTB솔루션, 엔피코어 등 10여곳이 중동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으나 돌연 ‘메르스’ 불똥이 튀었다. 당장 비즈니스 상담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국내서 메르스 공포가 확산된 탓이다. 1일까지 국내 메르스 환자수가 18명으로 늘며 국민 불안은 더 높아졌다.

자료:질병관리본부
자료:질병관리본부

참여를 확정했던 기업 대표와 담당자는 두바이 방문 후 메르스 감염을 우려한다. 두바이는 메르스가 발생한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도시다. 중동 출장 후 최대 잠복기로 알려진 2주 정도 대외활동 지장도 예상된다. 일부 기업 대표는 비즈니스 상담회 불참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두바이 비즈니스 상담회는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중동 4개국 순방 후속조치 일환이다. 당시 중동국가들은 최신 사이버 위협을 가장 빠르게 대처한 한국 정보보호 기술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미래부는 지난달 14일 정보보호기업, 시스템통합(SI), 통신기업, 유관 기관 등을 모아 ‘글로벌 사이버보안 파트너십 협의회’를 발족했다. 두바이 비즈니스 상담회는 글로벌 사이버보안 파트너십 협의회 출범 후 미래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해외 진출 행사다.

한 기업 대표는 “8일과 9일 이틀간 두바이 호텔에서 비즈니스 상담회와 개별 기업 미팅을 하고 돌아오는 일정이지만 메르스 확산이 심상치 않아 최종 참여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협력 기업 관계자까지 나서 두바이 출장을 말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국내 메르스 환자가 늘고 방역체계 구멍이 드러나면서 실제로 감염되지 않더라고 출장 후 대외활동에 지장이 예상된다”며 “당장 수출길이 열리는 것도 아니라 참여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스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중증급성호흡기 질환이다. 과거 사람에게서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 바이러스며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원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낙타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높으며 확진환자 가족과 의료진 접촉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질병관리본부는 5월 28일이 중동지역 입국자 전원에 대해 입국 후 두 차례 발열 등 증상 여부를 모니터링한다고 발표했다.

두바이한국대사관은 “현지는 한국에서 우려하는 수준이 아니며 행사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