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대신 나무섬유를 사용한 반도체칩이 등장했다.
네이처커뮤니케이션은 美위스콘신대 연구팀이 나무성분으로 된 전자제품용 반도체칩을 만들었으며 기존 실리콘 방식 반도체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美농업임업제품연구소(FPL)와 공동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나무에서 뽑아낸 ‘셀룰로스 나오파이브릴(Cellulose NanoFibril·CNF)’로 유연하고 얇은 종이 형태 반도체칩(기판)을 만들었다. 이 나무성분 반도체칩 회로는 기존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를 종이 제작 수준보다 더 잘게 만드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FPL 치용카이는 “나무를 섬유수준까지 잘게 분쇄하면 가장 일반적인 형태인 종이가 된다. 종이 두께는 1미크론(0.0001cm)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나노(10억분의 1)미터급으로 잘게 부수어 아주 강력하고 투명한 CNF 종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칩을 부드럽게 유지하는 한편,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에폭시 코팅재로 덮었다. 이 칩은 생분해성 외에 유연성까지 갖추고 있다.
마 박사는 “기존 반도체공정 양산 비용은 아주 저렴하다. 따라서 반도체업계가 우리 나무칩 디자인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자제품 미래는 유연하게 만드는 데 달려 있다. 우리는 이 발전 곡선보다 훨씬 더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나무 칩(기판) 친환경성에 대해 제니키앙 마 위스콘신매디슨대 박사는 “이들은 비료만큼이나 안전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칩에서 맨 위층 재료 구성비율은 1% 이하인 반면 칩 아래 동작층 재료 구성비율은 99%나 된다. 공동저자인 정예환 위스콘신대 대학원생은 “5x6mm 크기인 CNF 기판 위층에 1500개 갈륨비소 트랜지스터를 설계해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재구 전자신문인터넷 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