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G4 써보니

LG전자 G4로 찍은 야간 사진. 좋지 않은 카메라로 찍었을 때 나타나는 흐릿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LG전자 G4로 찍은 야간 사진. 좋지 않은 카메라로 찍었을 때 나타나는 흐릿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LG전자가 4월 29일 국내 출시한 G4. 5월 말에는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중국에서도 예약판매를 진행 중이다. LG전자가 밝힌 G4 판매목표는 1200만대. G3 판매량 1000만대보다 다소 많은 수치다. G4를 2주가량 써봤다.

LG전자가 G4에서 가장 강조하는 건 카메라 성능이다. 조리개값이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낮은 f1.8이고 후면 카메라가 1600만화소다. 조리개값이 낮은 만큼 빛이 들어오는 양이 많아 어두운 곳에서도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G4는 어둠에서 강했다. 조도가 낮은 오페라 공연장이나 카페 야외 테이블, 강변 산책로에서 해가 진 이후 촬영해도 선명한 화질을 보장했다. 화면이 넓은 노트북에 옮겨놓고 봐도 밀리지 않았다. 좋지 않은 카메라로 찍었을 때 나타나는 특유의 뿌연 느낌이 거의 없었다.

밝은 곳에서는 더할나위 없었다. 전면 카메라로 찍을 때는 얼굴 잡티를 제거해주는 이른바 ‘뽀샤시 기능’이 위력을 발휘했다. 다만 두 명 이상이 함께 찍을 때 한 명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손바닥을 폈다가 오므리면 자동으로 찍어주는 ‘제스처샷’은 셀카봉을 밀어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LG전자 G4 써보니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문가 모드’로 솜씨를 발휘해봐도 좋을 것 같다.

디자인은 주관적 요소가 강한 부분이어서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어떤 제품이든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탈착식 배터리와 외장메모리 삽입은 G4의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LG전자가 내세우고 있는 나머지 디자인 차별화 요소에는 선뜻 후한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슬림아크’라고 하는 곡면 디자인을 전·후면에 적용한 것이 우선 그렇다. 인체공학적 설계라고 하지만 실용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바닥에 놓고 한 손으로 작업을 하면 자꾸 좌우로 흔들린다. 요즘 사람들은 혼자 밥 먹을 때 이런 행동을 많이 한다. 슬림아크 디자인을 할 때 이런 점까지 고려했는지 의문이다.

스스로 시인하듯 LG전자는 스마트폰 후발주자다.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위해 차별화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이해한다. 그러나 ‘차별화’가 ‘틈새화’가 돼선 곤란하다. 오히려 선두주자가 만든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를 끌어들이려는 적극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