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세계인 대상 NFC 놀이터 만든다

국내 최대 테마파크 에버랜드가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인프라를 도입한다. 종이 입장권을 대신해 스마트폰이 결제를 돕는 ‘NFC 메카’로 부상할 전망이다. 에버랜드를 찾는 외국 관광객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국내 모바일결제 산업 전초기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제일모직이 에버랜드 전역에 NFC 기반 모바일결제 인프라를 도입한다. 일부 카드사 등과 곧 협약을 체결하고 제품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랜드 내 모든 매장이 포함된다. 인프라가 보급되면 현금이나 플라스틱 카드 없이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캐리비안베이도 포함된다.

에버랜드가 40년 만에 IT기반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도입하는 데에는 복합적인 전략이 숨어있다.

연간 에버랜드를 찾는 고객은 700만명을 넘는다. 중국 등 외국인 방문도 급증해 글로벌 소비 패턴을 가늠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서 손색이 없다. 에버랜드 내 대형 점포만 60여곳으로 간이점포까지 합하면 엄청난 규모의 소비가 발생한다.

NFC 인프라를 도입하는 것도 이 같은 소비를 NFC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전환해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소비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삼성페이 보급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성은 유통과 소비가 발생하는 모든 계열사에 NFC 인프라 등을 보급할 계획이다. 이르면 이달 내 신라면세점에 NFC 인프라를 깔고 다른 계열사로도 확대한다. NFC 기반 삼성페이 사용처를 대폭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시장에 안착되기 위해서는 실제 사용처를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에버랜드와 신라면세점 등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소비가 발생하는 대형 가맹점에 NFC를 접목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자유이용권과 플라스틱 카드에 익숙한 가족단위 고객이 얼마만큼 모바일 결제를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금융사는 에버랜드 NFC 도입이 다른 대형가맹점에 모바일 결제 인프라를 확산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양한 프로모션도 검토 중이다.

에버랜드와 대형가맹점이 속속 NFC 대열에 합류하면서 국내 모바일결제 기류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과 중국, 유럽국가 등 NFC 선진국과의 일전이 불가피해졌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비접촉식 결제 방식은 연내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QR코드를 이용하는 스마트 예약 시스템을 오픈하는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