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강테크가 올 가을부터 죽음의 호수로 알려진 파라과이 이파카라이 호수 정화사업을 시작한다. 파라과이 국가하수처리 1차 사업 국제 입찰에도 뛰어든다. 이파카라이 호수 정화 파일럿 과정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남미 수질 복원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부강테크(대표 정일호)는 올해 하반기 이파카라이 호수 정화 본계약에 이어 사업비 4600만달러 규모 하수처리 1차 사업 국제 입찰에 나설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부강테크는 가축분뇨나 하·폐수 처리 전문기업이다. 가축분뇨 처리 분야에선 우리나라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최근 해외시장 공략에 힘 쏟고 있다. 지난 2008년에 미국 법인, 2014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으며 이번 이파카라이 호수 정화는 첫 남미시장 진출 사업이다.
지난 4월 대통령 중남미 4개국 순방에 환경기업 대표로 참가했던 부강테크는 이번 파라과이와 협력을 시작으로 중남미 시장에서 보폭을 넓힌다.
국제 입찰을 준비 중인 파라과이 하수처리 사업은 1차 사업 이후에 추가 발주는 물론이고 주변국 유사사업도 줄줄이 예상돼 기대가 크다. 남미 하수처리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220여개 시설이 가동 중이지만 이 중 80%는 기준 미달이고 10%는 버려진 상태다. 초기 시장에 수질복원 관련 한국 기술이 적용되면 그 기술이 표준이 되는 환경산업 특성상, 이번 1차 사업을 수주해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부강테크 남미시장 도전은 올 가을 본계약을 앞두고 있는 이파카라이 호수 수질복원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이파카라이 호수는 파라과이 건국 신화에도 등장할 만큼 문화·경제적으로 중요한 호수다. 바다 없는 파라과이 대표 휴양지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호수 정화가 대통령 공약사항이 될 만큼 오염돼 있다.
부강테크는 지난 2013년 파라과이 정부 요청으로 하수처리 마스터플랜을 제출하면서 그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이파카라이 호수 정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파라과이 정부 지원 없이 자체 자금 5억원을 투입해 이파카라이에서도 가장 오염이 심한 아레과 지역 구간 일부에 파일럿 플랜트를 설치해 가동했다. 앞서 일부 국가가 정화에 실패했던 곳이지만, 부강테크는 생물여과기술을 이용해 수영이 가능할 정도 수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올 가을 본계약이 체결되면 이파카라이 호수 내 유원지 반경 1㎞ 범위 정화작업이 시작된다.
부강테크는 총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파라과이 8개 하수처리시설과 준설 사업 수주를 목표로 삼고 있다.
부강테크 관계자는 “파라과이에서 기술력을 검증 받았기 때문에 남미 대륙 공략 발판은 성공적으로 닦았다”며 “실질적 사업 단계에서 브라질 대형 건설사와 MOU를 교환하고, 페루 호수 정화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