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공세, 다시 고개드는 특허괴물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특허괴물(NPE) 공세가 심상치 않다. NPE 관련 소송이 한때 줄어들면서 국내 업계의 대응도 수동적으로 전환됐지만 해외 소송 건수가 다시 확대되고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

9일 특허청에 따르면 R&D없이 소송으로만 수익을 내는 NPE 공세가 강해지고 있다.

특허청이 올해 1분기 국제특허소송 동향을 분석한 결과, NPE 관련 소송 건수는 1114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47건에서 49.1% 늘어난 것이다. 올해 1분기 글로벌 NPE에 우리 기업이 피소된 건수는 지난해 38건에서 올해 45건으로 18.4% 증가했다. 우리 기업에 대한 국제특허 소송은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지만 NPE 피소건수는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분야별로는 정보통신(33건)과 전기전자(8건)에 집중돼 있어 국내 IT기업에 대한 공격이 거센 것으로 파악됐다.

이정현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NPE로부터 국제특허 소송에 휘말린 국내 대기업은 700개, 중소기업은 125개 업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3년에는 전기전자, 정보통신 및 자동차 완성차 업체 등 23개 회사가 피소되기도 했다. 그 중 대기업이 12개, 중소 중견기업이 11개다.

미국의 모 기업은 지난 5년간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50건의 소송을 무차별로 제기하는 등 국내 기업에 대한 NPE 공세는 식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에 국내 기업 중 지식재산 관련 전담인력을 보유한 기업은 전체의 16.1%에 불과하다. 이정현 의원은 “기업들은 전담인력을 충원하고 정부는 분쟁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동종기업 간 협의체 구성을 도와야 한다”고 전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국제 지식재산권 분쟁정보 포털(IP-NAVI)을 통해 제공되는 특허괴물 활동 동향 등으로 NPE소송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PE 대응 구심점으로 정부가 출원해 마련한 국내 유일의 NPE인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ID)의 방향성이 이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고 있다. ID는 올해 방어형 특허소송에 집중하면서 국내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컨설팅 및 특허풀 제공, 공공 IP펀드 조성 등 비교적 수동적인 성격의 사업에 집중하는 쪽으로 구조조정됐다. 앞서 특허청은 세계적으로 특허침해소송 건수가 대폭 줄면서 공격형 NPE라는 수익모델 자체가 큰 의미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