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면 돼?”(Just tell me how much!)
글로벌 ICT 업계의 절대 강자, 구글이 요소 기술 필요시 하는 말이다. 관련 특허를 매집하거나, 해당 기업을 통째로 사버리겠다는 얘기다.
구글의 육식 본능이 매섭다. 지난 2005년 모바일 운용체계(OS)가 필요할 땐 안드로이드를 5000만달러(약 555억원)에 인수했다.
이듬해 동영상 서비스를 준비하면서는 16억달러를 주고 유튜브를 샀다.
모토로라 인수 3년 뒤인 지난해, 이 회사를 중국 레노버에 되팔 때도, 6210개 모토로라 모빌리티 특허는 쏙 빼놓고 넘겼다. 식탐만 부리지 않는다. 영악하다. 그게 구글이다.
◇특허 먹방, 구글
11일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광개토연구소가 공동 발행한 IP노믹스 보고서 ‘구글이 준비하는 블루오션은?’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0년간(2005~2014년) 총 1만905개 등록 특허를 확보했다. 이 중 6817개 특허를 최근 3년 사이에 집중 매입했다. 지난해 추가한 특허만 2658개다.
구글이 보유한 특허는 주로 △수요 기반 신호 처리 △검색 엔진 △컴퓨터 네트워크 모니터링 △랭크 검색 결과 등 검색 분야에 몰려 있다.
최근 3년간 특허 확보(6817개) 역시 검색 분야에 집중됐다. 이 기간 동안 실제 검색 엔진(74개), 랭크 결과 검색(60개) 등에서 특허 등록이 이뤄졌다.
구글이 ‘검색’ 분야 특허 확보에 적극적인 것은 기존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면서도. 차세대 검색 시스템 도입으로 광고에 머물러 있는 수익 원천을 다변화시키기 위해서다.
◇검색의 진화
구글은 지금까지 다양한 신사업을 시도했으나 검색 광고, 유튜브 광고, 온라인 및 모바일 광고 외에는 지속적인 수익 모델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구글은 핵심 역량인 ‘검색 엔진’ 분야 관련 차세대 특허 기술을 확보,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 구글이 확보한 2658개 특허 가운데 기존 검색툴 강화를 위해 ‘데이터 베이스’ 부문에서 916개, ‘네트워크’ 부문에서 349개 특허를 각각 등록했다.
이들은 주로 검색 관련 자료 구축에 활용된다. 세부적으로는 △검색 엔진 △랭크 결과 검색 △정보 검색을 위한 준비 자료 △검색 결과 처리 △조회 기능에 따른 문서 정보 등이 이에 속한다.
다음으로 ‘이미지 검색 분석’ 등 차세대 검색 분야에서 193개 특허 등록이 이뤄졌다. 안면 인식을 비롯해 △이미지 저장 또는 검색 △이미지 트래킹 및 검출 등에서 집중 개발이 이뤄졌다.
이들 분야는 자체 보유 특허 수는 적었다. 하지만 구글이 최근 특허 등록을 강화하기 시작한 분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마트카·인공지능 분야 ‘자체 인용’ 많아
최근 2년간(2013~2014년) 구글 자체 인용이 급증한 분야는 스마트카와 인공지능, 사용자 시각정보처리 등이다.
자체 인용(Self-Citation)이란 기업이 자사의 선행기술을 인용, 신규 특허를 출원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기업이 자신 있는 분야 또는 지속 집중하고 있는 기술로 해석할 수 있다.
ETRC는 광개토연구소의 특허DB 분석을 통해 구글 자체인용 기술 174건과 매입기술(40건), 보유기술(78건)을 교차 분석해봤다.
그 결과, 현재 구글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혁신기술 톱11’을 추출해냈다.
이 가운데 ‘사용자 시각정보 처리’ 기술이 최근 가장 ‘핫’한 특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구글이 이 기술을 인용한 건수는 212건. 이는 지난 10년치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은 건수다.
이 분야 관련 전문기업으로는 미국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업체인 ‘루머스’가 눈에 띈다.
구글은 이 회사 특허 42건을 집중 인용했다. 루머스가 구글의 차기 인수업체 후보 영순위로 거론되는 이유다.
정민영 ETRC 연구기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