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인텔이 5세대 프로세서 ‘브로드웰’을 출시한 데 이어 AMD가 CPU와 GPU를 통합한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 ‘카리조’ 프로세서로 노트북PC 바람몰이에 나섰다.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높은 그래픽 성능을 제공한다는 점을 앞세웠다.
올해 초 인텔은 새로운 5세대 프로세서 브로드웰을 출시하고 연중 최대 PC 수요가 발생하는 신학기 시즌을 겨냥했다. 2013년 출시한 전작 ‘하스웰’보다 배터리 지속 시간이 약 30% 길어져 모바일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첨단 14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해 부품 면적을 37% 줄여 작고 얇으면서 전력 소모가 적은 노트북을 구현했다. 집적 기술이 향상돼 프로세서 내 그래픽 성능만으로 4K UHD 화질을 지원한다. 비디오 인코딩은 전 세대 대비 50%, 3D 그래픽 성능은 22% 좋아졌다.
AMD 6세대 APU 프로세서 카리조를 탑재한 노트북은 이달 국내외 시장에 선보인다. 국내는 HP가 먼저 제품을 출시한다. 비수기지만 가격 대비 높은 그래픽 성능과 이동성으로 APU 강점을 알릴 방침이다.
AMD는 인텔처럼 최신 반도체 공정을 적용하는 대신 기존 28나노 공정을 그대로 사용하고 칩 설계를 변경면서 새로운 ‘엑스카베이터’ x86 CPU 코어를 적용해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설계 변경으로 전력 효율을 높이고 칩 면적을 23% 줄였다.
AMD는 카리조의 우수한 그래픽 성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노트북 중 처음으로 H.264 비디오보다 높은 품질로 낮은 대역폭 스트리밍 비디오를 재생하는 HEVC/H.265 기능을 지원한다. 4K UHD 해상도 영상도 제공한다.
AMD 라데온 GCN 아키텍처를 적용한 외장 GPU급 그래픽을 탑재해 경쟁사 대비 최대 성능이 두 배 빠르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수명은 기존보다 약 두 배 높아져 무선 환경에서 HD급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끊김 없이 부드러운 영상을 제공하는 ‘프리싱크’ 기술, 다이렉트X 12, 벌칸 등 영상 품질을 개선하고 성능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인텔이 상반기에 PC 전 제품군에 걸쳐 신제품 프로세서를 선보이고 대대적으로 PC 시장을 공략한 데 이어 AMD는 가격 대비 성능을 무기로 틈새를 노린다. 가장 비중이 큰 400~700달러대 시장을 겨냥했다.
하반기에는 인텔이 6세대 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를 선보이고 내년에 AMD가 14나노 기반 ‘젠’을 출시한다. 재격돌이 예상된다.
업계는 새로운 PC용 프로세서가 PC 시장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했다. 하지만 워낙 PC 시장이 침체해 과거만큼 신제품 수요를 이끄는 파급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PC용 프로세서도 중요하지만 그래픽 프로세서나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기존 PC 영역을 바탕으로 가상현실 등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굴하는 게 새로운 숙제가 됐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