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계 대격변이 예고됐다. 1라운드 전쟁이 사세 확장과 마케팅, 자금 확보였다면, 2라운드는 ‘차별화’다. 쿠팡·티몬·위메프 3파전으로 전개되던 주도권 싸움에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쿠팡 ‘후방 지원’에 나섰다. 티몬도 지분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공격 경영을 시작했다. 시장에 확고한 1위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장 눈길이 쏠리는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 최대 규모인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소프트뱅크에서 유치했다. 쿠팡은 올초 쿠팡맨을 내세우며 물류와 배송으로 ‘차별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다이렉트 커머스’다. 주문을 받고 2시간 내에 상품을 배송하는 것이 목표다. 로켓배송 ‘불법’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자금’은 쿠팡 발목을 잡는 요소였다. 업계에서는 로켓배송이 하루에 1억원 이상 적자가 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 투자를 받으며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1조원 전액을 쿠팡 물류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그동안 목을 조여오던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적자 논란도 불식시켰다. 쿠팡은 확보한 자금으로 모바일과 물류 인프라에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해외 수출 길도 열었다. 투자자인 소프트뱅크를 통하면 중국 알리바바와 해외시장에 손잡고 갈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지분 34.4% 갖고 있는 거대 투자자다. 소프트뱅크가 중재하면 알리바바와 제휴해 상호 노하우를 공유하고 해외 사업 등을 교류할 수 있는 시너지가 생긴다.
쿠팡이 국내에서는 ‘매장 없는 이마트’를 꿈꾸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는 “상품수가 수천만 개인 오픈마켓보다 쿠팡과 상품 개수, 주요 품목이 겹치는 오프라인 마트가 결국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마트 중 가장 큰 이마트 은평점은 품목이 7만개 내외로 소셜커머스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대주주가 바뀐 티몬도 공격 경영을 펼치고 있다. 마케팅 자금은 쿠팡보다 밀리지만 어렵게 마련한 총알을 똑똑하게 쓰겠다는 전략이다. 티몬은 소셜커머스 중 가장 먼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간편결제를 도입해 ‘고객 이탈율’을 줄였다. 결제 직전 고객 이탈율이 10~15%에 이르렀지만 간편결제 도입 후 4%로 떨어졌다. 티몬을 지켜 본 위메프도 간편결제를 도입했다.
티몬은 티몬 마트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UX), 사용자 환경(UI)을 개편, 충성고객 잡기 등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대주주가 바뀐 이후 티몬 앱 다운로드 순위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위메프는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탈 고객 문제 해소와 회사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거래액이 6조원에 달하는 소셜커머스 시장은 이미 국내 전자상거래를 이끄는 중심축”이라며 “신뢰를 회복하고 물밑에서 고객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