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미국에서 기업 간 거래(B2B) 납품에 성공했다. LCD 대비 높은 가격과 적은 생산량 등 시장 우려를 올레드 품질과 디자인으로 극복했다. B2B 시장 진출로 LG ‘올레드 시장선도’가 본격 닻을 올렸다.
LG전자는 15일 글로벌 숙박체인 ‘인스피라토(Inspirato)’와 곡면 올레드 TV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달부터 인스피라토 계열 22개 고급 레지던스에 55인치 풀HD(1920×1080) 모델 ‘55EC9300’을 공급·설치한다. 인스피라토는 세계 전역에 57개 레지던스를 보유한 글로벌 1위 업체다. 도시, 산지, 해변 등 인기 높은 지역 호화 저택 숙박을 희망하는 고객에게 대여한다.
인스피라토는 까다로운 시설 수준을 자랑한다. 객실별로 가구, 목욕 가운 등 실내 집기 유지비로만 평균 5만달러를 투입한다. 회원제로 운영해 숙박객 방문 시 직원이 나와 직접 해당 지역을 소개하고 관광 일정을 조절해 주는 등 일대일 맞춤 서비스로도 유명하다. 전용 수영장, 침실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개인별 맞춤 제공한다.
올레드 TV의 인스피라토 입성은 B2B 거래 성사 외에도 실내에서 TV 역할을 감안했을 때 상징적인 일이다. TV는 거실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가지는 ‘가정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인스피라토 레지던스는 고급 대형 저택 위주로 구성돼 있어 올레드 TV 곡선과 얇은 디자인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스피라토 측은 LG 올레드 TV 선정 이유로 “올레드 TV 얇은 두께와 부드러운 곡선미가 인스피라토 레지던스 현대적 고급감과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랜트 핸들러 인스피라토 최고경영자(CEO)는 “LG 제품 도입으로 고객은 최고 기술과 시설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호화로운 휴가 경험을 향상시켜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조주완 LG전자 미국법인장(전무)도 “LG전자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올레드 TV 제조사로서 고급스런 공간에서 휴식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수준 높은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번 계약으로 올레드 TV뿐만 아니라 의류 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도 납품키로 합의했다.
이번 올레드 TV 공급은 대량 저가 납품 위주였던 B2B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TV 시장을 지탱하던 소매거래(B2C) 시장 위축으로 B2B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TV 제조사에 호재다. LG전자가 지난해 ‘300만원대 풀HD 올레드’로 시작한 확산전략이 통한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988억달러였던 세계 TV 시장에서 상업용 TV, 호텔 TV 등 B2B 제품군은 53억달러를 차지했으며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B2C 시장 정체 속에서 B2B와 프리미엄이 TV 시장 성장을 견인한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