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권 스마트워치 뱅킹 시스템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단순 조회기능을 뛰어넘어 ATM연동 현금 출금과 자금 이체가 가능한 ‘웨어러블 뱅킹’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대형 은행에 이어 증권사까지 가세할 기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스마트워치 뱅킹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개발사와 막바지 개발 작업 중이며 1차로 조회 및 ATM과 연계한 모바일 출금 기능 수준의 웨어러블 뱅킹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연말까지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 ‘위비뱅크’와 연계를 검토하고 장기적으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등 ‘지급 결제 기능’이 가능한 스마트워치 뱅킹으로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급결제 부문까지 수용해 스마트워치 뱅킹을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가 NFC결제가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선보이는 만큼 다양한 스마트워치 기종과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SI협력사 ‘핑거’와 스마트워치 뱅킹 개발에 착수했다.
스마트워치 뱅킹 프로토콜 개발을 완료하고, LG전자 G워치,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 탑재 여부를 곧 확정할 방침이다.
신한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차별화하기 위해 펀 기능을 접목한 모바일뱅킹 상품 연계 등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웨어러블 뱅킹을 출시한 NH농협은행은 자사 워치뱅킹에 ‘이체’ 기능을 추가하고 이르면 다음달 중 업그레이드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발사와 이체 기능이 가능한 플랫폼 고도화가 마무리 단계”라며 “플랫폼 관련 내부 심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농협은행 관계자는 “세부 개발은 아직 완료 전”이라며 “올 연말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도 워치 뱅킹 도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MTS(Mobile Trading System)와 연동한 워치뱅킹 시스템은 물론이고 주식 결제 등 특화된 별도 ‘증권 워치 뱅킹’ 개발을 위해 IT개발사 등과 물밑 접촉을 시작했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은행과 달리 주식 주문 등 MTS와 연동할 수 있는 워치 뱅킹을 검토하는 증권사 접촉이 많아졌다”며 “최근에는 MTS 연동을 뛰어넘어 특화형 주식 워치 뱅킹 도입을 진행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애플과 삼성, LG전자 등이 올 하반기 지급결제를 포함한 스마트워치 경쟁을 벌일 태세여서 이를 활용한 금융권 뱅킹 연동 작업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교통카드나 소액결제를 대체할 수 있는 ‘NFC 기반 결제’ 기능을 구현하는 작업에 시중 은행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결과제도 남아있다. 스마트폰의 보조수단으로만 활용범위가 국한돼 있어 독립적 결제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기엔 보안 강화 등 해결해야할 문제도 많다.
한 은행 관계자는 “스마트워치가 단독으로 통신 기능이 되지 않아 일종의 보조장치로만 인식된다”며 “위·변조와 부정사용 등 보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
길재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