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악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음원 판매가 확대되며 커졌던 음악 다운로드 시장 경쟁은 다시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두하면서 그 무대를 옮겼다. 초기 스포티파이, 판도라 등 스타트업 기업이 두각을 보인 스트리밍 시장은 IT 공룡 애플 참여로 보다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구글, 아마존, 라인 등 대형 IT 기업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어 음악 시장 춘추전국시대가 예고된다.
◇애플 vs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시장 쟁탈 경쟁
스포티파이 등 기존 스트리밍 업체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아이튠스를 앞세워 세계 음악 다운로드 시장을 장악했던 애플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강자로 올라설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애플은 오는 30일 세계 100개국에서 새로운 애플뮤직 서비스를 동시에 출시하며 영향력 강화에 나선다. 기존 음악 스트리밍 기능에 더해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독점 디스크자키(DJ) 라디오 콘텐츠와 아티스트 미공개 영상까지 제공한다. 가격도 경쟁 업체와 같은 수준이거나 좀 더 유리하게 책정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몇 년간 스트리밍 시장 성장을 이끌었던 선발 업체는 일궈온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업계 1위 스포티파이는 애플뮤직에 대항하기 위해 곧바로 밸리기포드 등 전 세계 투자사로부터 5억2600만달러(약 5800억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자금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스트리밍 시장 경쟁은 초기부터 예상보다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은 신규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기 위한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미국 뉴욕과 코네티컷주 검찰은 애플이 음반사에 경쟁사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음원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쟁 관건은 ‘차별화’
가열되는 스트리밍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관건은 ‘차별화’다. 애플은 이미 특별 콘텐츠로 기존 업체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미국 검찰이 조사하고 있는 내용도 음원 차별화를 위한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특수 기능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스마트폰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가 달리는 속도를 분석하고 음악적 취향과 걸음걸이에 맞는 템포 음악을 자동 재생해 준다. 회사는 나이키 등 스포츠 업체와도 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문화 콘텐츠 사업에서 화두로 떠오른 큐레이션 기술도 경쟁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큐레이션 기술은 사용자가 원하는 음악을 직접 고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것이다. 영상이나 책보다 음악에서 사용자 환경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애플은 이미 그동안 아이튠스를 이용해 쌓았던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할 방침이다. 이미 저장된 음악이나 기존 음악 청취패턴을 분석해 음악을 추천 재생해주는 기능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시장 주도권 어디로 갈까
업계는 아직 스트리밍 시장 승자를 예상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다. 업계 1위 스포티파이와 신규 애플뮤직 양대 경쟁으로 초점이 모이고 있지만 구글, 아마존 등 대형 기업과 지역 강점을 가진 라인 등 업체가 맞물려 쉽게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싸움이 예상된다.
구글과 아마존은 각각 자체 음악 서비스인 구글플레이뮤직과 프라임뮤직에 스트리밍 기능을 강화할 전망이다. 구글은 막강한 사용자층을 확보한 유튜브를 이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체 서비스와 결합해 시장을 어떻게 흔들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각 지역에서 인기 있는 스트리밍 업체 텃세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저작권 계약이 복잡한 우리나라와 일본이 대표적이다. 라인은 일본에서 라인뮤직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내 라인 메신저 인기에 더해 미국보다 저작권 소유 관계가 복잡한 지역적 요인을 살려 향후 보다 많은 일본 대중가요 음원 콘텐츠를 차별점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