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식 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손동작으로 화면 속 정보를 선택하거나 아바타를 움직인다.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글로벌프런티어사업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 연구단(단장 유범재)이 ‘안경식 디스플레이(HMD)’와 ‘피부 근전도 센서 및 인식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단이 개발한 HMD는 ‘오큘러스 리프트’나 삼성전자의 ‘기어VR’ 같은 안경식 가상현실(VR) 기기로 기존 장치보다 가볍고 얇은 것이 특징이다. 여러 렌즈를 겹쳐서 사용하는 집적형 렌즈를 적용해 무게와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기존 VR 기기들이 머리에 벨트를 둘러야 할 만큼 두껍고 무거운 반면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작고 가벼워 안경 형태로 착용할 수 있다. 무게 100g으로 오큘러스 리프트의 440g보다 훨씬 가볍고 전면 두께 역시 30㎜로 오큘러스 리프트의 절반 수준이다.
시야각은 90~100도로 기존 제품과 비슷하며 현실과 가상 시야가 완전히 겹치는 ‘비디오 시스루(Video See-through)’ 방식도 가능해 영화, 게임 등에 활용시 몰입도가 높다.
피부 근전도(sEMG) 센서는 밴드 형태로 팔뚝에 착용하면 손과 손가락의 운동패턴을 1000분의 30초 수준에서 인식하고 함께 탑재한 관성센서를 사용하면 사용자 팔의 이동량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허공에서 손동작만으로 컴퓨터 화면에 글씨를 쓰거나 멀리 떨어진 로봇 팔을 움직이고, 스포츠선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교정할 수 있다.
두 장치는 올해 창업을 통해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하반기에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범재 단장은 “안경식 디스플레이가 기존 제품에 비해 착용성과 사용성이 우수하고 저렴해 가상현실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피부 근전도 센서를 사용자 입력장치로 활용하면 성장의 한 몫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