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첫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다. 새로운 형태의 업무를 하는 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는 23년만에 처음이다.
예금·대출·결제 등 모든 은행업무에 핀테크를 접목·활용함으로써 금융소비자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손쉽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산업은 새로운 경쟁 플랫폼 출현으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 기본 방향은 먼저 은산분리 규제, 최저자본금 기준 등 진입장벽을 완화했다. ICT기업 등을 비롯한 혁신성 있는 경영주체의 금융산업 진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업무범위, 건전성·영업행위 등에 대한 사전규제를 최소화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업모델 출현을 유도할 방침이다.
외부평가위원회 중심으로 투명하고 엄정한 인가절차를 진행해 지속가능한 경쟁력과 혁신성을 갖춘 플레이어 위주로 진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인가 기준을 분야별로 살펴봤다.
◇은산분리 부분 완화
은산분리 제도 큰 틀은 유지하되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일부 완화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제도 도입시 ICT기업 등을 비롯한 창의성·혁신성을 갖춘 잠재후보자 진입을 가로막던 가장 큰 진입장벽이 해소됐다.
현재 4%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50%까지 상향 조정한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61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제외된다.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집단은 현재와 같이 은산분리 규제가 미적용된다.
대주주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대주주 거래 규제는 강화한다. 대주주 신용공여 한도는 현행 자기자본 25%(지분율 이내)에서 자기자본 10%(지분율 이내)로 조정된다. 현재 1% 이내에서 허용되던 대주주 발행 주식 취득은 금지된다.
◇최저자본금 500억원
인터넷전문은행 최저자본금 수준이 시중은행 대비 절반인 500억원으로 낮아진다.
현재 은행업 인가를 받기 위한 최저자본금은 1000억원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진입 활성화를 통한 경쟁촉진과 영업점포가 필요 없는 은행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됐다.
◇신용카드업도 가능
인터넷 전문은행은 일반은행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신용카드업도 포함된다.
은행은 고유업무(예·적금 수입, 자금 대출, 내·외국환 등), 겸영업무(신용카드업, 보험대리점(방카슈랑스), 파생상품 매매중개업 등), 부수업무(채무보증, 어음인수, 보호예수, 수납 및 지급대행 등)로 나눠 영업을 하고 있다. 다만 시스템리스크 방지나 건전성 유지 차원에서 업무범위 제한이 필요한 경우는 인가시 부관이나 하위법령을 통해 제한할 방침이다.
◇자기자본비율 바젤Ⅰ 적용(건전성 규제)
주요 건전성 규제 및 영업행위 규제를 원칙적으로 일반은행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다만 설립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사항은 일정기간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현행 은행 건전성 기준은 바젤위원회 권고기준(BCBS)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운영 중이다.
하지만 BIS자기자본비율 산정시 일반은행은 바젤Ⅲ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초기에는 바젤Ⅰ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유동성 규제(LCR)는 설립초기에는 자산규모가 작고 취급업무도 제한적인 점을 고려해 특수은행 수준 규제비율(60%)을 우선 적용한다.
◇전산설비 외부위탁 가능
설립 초기 비용부담을 감안해 IT기업 등 전산설비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립인가 과정에서 외부위탁을 허용키로 했다. 금융회사 전산설비 외부위탁에 대한 별도 승인제도, 국외위탁시 수탁회사 제한 및 재위탁금지 규제를 폐지하는 ‘정보처리 위탁규정 개정안’이 지난 10일 변경 예고됐다.
◇신용카드 인가 요건 완화
신용카드업을 겸영할 수 있도록 인가하되 영업점포가 없는 특수성을 고려해 인가요건상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현재 겸영여신업자(신용카드업)로 인가를 받기 위해 필요한 30개 이상 점포, 300명 이상 임직원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비대면 실명확인 가능
다양한 비대면 확인 방식도 허용된다.
지난달 발표된 개선방안에 기준해 이뤄질 예정이며 오는 12월 중 유권해석 변경을 통해 적용키로 했다. 신분증 사본 온라인 제출, 영상통화, 현금카드 등 전달시 확인, 기존계좌 활용, 상기 4가지 방식 외에도 기준에 부합되는 다양한 방법을 허용할 예정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