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비디오게임에 가상현실·증강현실 구현

디즈니가 비디오게임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한다. 가상현실 시대 개막을 앞두고 이를 콘텐츠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월트디즈니사 인터액티브 사업부가 디즈니인피니티(Disney Infinity)를 비롯한 회사 비디오 게임에 가상현실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외신이 21일 전했다. 제임스 피타로 디즈니 인터액티브 사업부 사장은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에 가상현실을 적용하는 것은 우리가 검토했던 방안 중 하나”라며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로 알려진 차세대 플랫폼에서 구현될 특화된 신규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가상현실 기기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형태로, 머리에 쓰면 360도 각도에서 이미지나 영상을 보여준다. 반면에 증강현실 기기는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안경 형태로 실제 세계 위에 컴퓨터 이미지를 덧입혀 보여주는 방식이다.

디즈니가 비디오게임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차세대 기술을 도입한다. 기존 게임에 이 기술을 적용하거나 특화된 신규 게임 런칭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이 회사 대표 비디오 게임인 디즈니인피니티 캐릭터.
디즈니가 비디오게임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차세대 기술을 도입한다. 기존 게임에 이 기술을 적용하거나 특화된 신규 게임 런칭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이 회사 대표 비디오 게임인 디즈니인피니티 캐릭터.

두 기술 모두 10년 전부터 연구개발(R&D)을 지속해왔지만 아직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이를 받아들이는 데 얼마만큼 시간이 걸릴지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디즈니인피니티는 디즈니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비디오게임이다. 세계 소매 시장에서만 10억개가 넘게 팔렸다. 픽사, 마블프랜차이즈와 디즈니 캐릭터를 등장시켜 인기를 끌었다.

콘솔, PC 등에 팩을 연결해 실제 게임이 저장돼 있는 피규어를 꽂아 게임을 한다. 해당 피규어가 곧 주인공이 돼 개별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올 가을 신규 에디션으로 ‘스타워즈(Star Wars)’가 나올 예정이다. ‘토이박스(Toy Box)’ 모드에서 배경과 캐릭터를 사용자가 마음대로 조정해 자신만의 게임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

제임스 피타로 사장은 E3 비디오게임 콘퍼런스에서 “디즈니가 공식적으로 이 같은 프로젝트를 포함해 다른 가상현실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디즈니인피니티 토이박스에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접목시킨 장면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디즈니는 1997년 가상현실 체험관 ‘디즈니 퀘스트’를 개관하는 등 가상현실을 꾸준히 자사 콘텐츠에 더했다. 테마파크 어트렉션에 접목해 4차원(4D) 체험관도 열었다. 현재 대형 IT기업에서 근무하는 VR 연구자 상당수가 디즈니 출신이다.

제임스 피타로 사장은 “디즈니는 가상현실이 업체와는 무관한 일종의 ‘플랫폼’이라고 여긴다”며 “최근 가상현실 기술은 매우 인상적이며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이어 “가상현실은 유행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머윈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는 가상현실 기기 가격이 합당하다고 여겨질 만큼 충분한 소프트웨어가 등장하길 바라고 있다”며 “가상현실은 결국 확실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