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유료방송사업자의 콘텐츠 공급협상이 결렬되면서 모바일 IPTV에 지상파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과거 월드컵 등 일부 스포츠 프로그램 공급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단일 프로그램에 한해 방송 송출중단(블랙아웃)이 현실화된 적은 있지만, 모바일 IPTV에서 지상파 방송 전체가 끊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00만명을 웃도는 모바일 IPTV 가입자가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없어 피해가 우려된다.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을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CAP)은 ‘B tv 모바일’, U+HDTV‘과 서비스 제휴 종료에 따라 22일 0시부터 지상파 실시간 TV와 주문형비디오(VoD) 이용권 판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상파 관계자는 “모바일 IPTV를 운용하는 통신사와 인내심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했다”면서도 “CAP이 일방적으로 콘텐츠 공급가격을 인상했다며 통신사가 반발해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CAP이 지상파 콘텐츠 공급 가격을 기존 가입자당 1900원에서 3900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며 “협상 결렬에 따라 CAP이 지상파 콘텐츠 공급 중단을 통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CAP이 모바일 IPTV 3사 가운데 2사에 지상파 콘텐츠 공급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을 감안하면 수백만에 달하는 모바일 IPTV 가입자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국내 모바일 IPTV 가입자 수는 500만명 수준이다.
CAP은 그동안 모바일 IPTV에서 플랫폼 인 플랫폼(PIP) 형태로 푹을 입점시켜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했다. 모바일 IPTV 이용자는 푹의 별도 등록 단계를 거쳐 지상파 실시간 방송·VoD를 시청했다. 하지만 푹과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가 각각 결별 수순을 밟으면서 모바일 IPTV 앱으로 지상파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방법은 원천적으로 사라지게 됐다.
일부 통신사는 모바일 IPTV 가입자가 푹에 별도 접속할 수 있는 링크 주소를 자사 앱에 노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상파 시청 수요가 푹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가입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안이었다. 지상파는 이 같은 통신사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올레tv모바일’은 오는 11월 30일 CAP과 체결한 콘텐츠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현재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진 것을 감안하면 KT도 이르면 8~9월 지상파 방송 중단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지상파 콘텐츠 대가 갈등 중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IPTV 갈등은 이해관계자가 방통위에 재정을 요청하면 중재자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