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미국 보디캠(Bodycam) 시장을 뚫었다.
지피아이코리아(대표 이소영)는 이달 미국 켄터키 지역 지구대에 ‘레콘엑스(Reckon-X)’ 보디캠 납품을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우선 10개 지구대에 20대씩 총 200대를 납품한다.
지피아이코리아는 자체 브랜드 영업 외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보디캠을 개발·제공하는 투트랙 전략을 쓴다. 지난 18일 나스닥 상장 업체와 개발 계약을 맺고 보디캠 5000대를 1년간 제공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 여러 미국 기업과 200~500대 물량 계약을 맺고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경찰이 몸에 부착하고 사건 현장을 촬영할 수 있는 보디캠 시장이 커지고 있다. 경찰관이 시민을 과잉 진압하는 사건이 수차례 발생하며 문제가 생기자 정부가 나선 것이다. 지난해 12월 연방정부 차원에서 7500만달러, 총 5만대를 구입할 수 있는 보디캠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보디캠은 현재 뉴욕과 LA 경찰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다. 미국 경찰관은 약 100만명, 뉴욕과 LA 경찰 수는 약 11만명이다.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보디캠 시장 강자는 ‘테이저’다. 테이저는 7년 전 보디캠을 만들어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풀HD 지원이 되지 않고 화소수가 낮다. 가격도 카메라가 200달러, 보관·전송 소프트웨어가 300달러로 총 500달러에 판매된다.
후발업체인 지피아이코리아는 이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풀HD에 소프트웨어와 카메라 포함 가격을 250달러로 책정해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또 미국 경찰차 인카비디오 시스템과 호환되는 것이 큰 강점이다. 인카비디오 시스템은 차량운행·순찰 등 정보를 촬영해 백업 센터에 보관하는 시스템이다.
카메라 내부 SD카드는 암호화돼 있어 일선 경찰이 녹화된 영상을 삭제·변경할 수 없다. 향후 증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 신뢰도가 높다. 권총 케이스 블루투스와도 연동돼 경찰이 권총을 뽑는 동시에 버튼을 따로 누르지 않아도 녹화가 된다. 프리 리코딩 기술로 권총을 뽑기 10초 전부터 녹화가 된다. 현재 국내 특허 출원 중이다.
장기진 지피아이코리아 이사는 “인카비디오 시스템을 연동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올해 계약 건을 포함해 매출 6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43억원 매출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조달시장인 나라장터에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영업은 경찰서에 무전기를 납품하는 유니모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사생활 침해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경찰이 시민에게 촬영 사실을 미리 고지하고 촬영된 데이터 보안을 철저히 하면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시민과 경찰 안전을 위해 국내에서도 지난 5월 군산 경찰서에서 미국 고프로 ‘히어로’를 보디캠으로 도입한 사례가 있다.
보디캠은 경찰관 몸에 달아 사건현장을 촬영하는 카메라로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을 검거하고 사건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유용하다. 경찰과 군대, 소방, 산업현장에서도 보디캠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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