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찍은 사진을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전자신문 본사 사무실에서 일본에 있는 이건희 LG유플러스 글로벌로밍팀 차장과 VoLTE 영상통화를 연결했다. 이 차장은 방금 전 찍은 주변 사진을 영상통화를 끊지 않은 채 바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잠시 후 휴대폰에서 요란한 진동이 일더니 카카오톡으로 한꺼번에 여섯 장의 사진이 도착했다. 기존 3G 통신에서도 이 같은 작업이 가능하긴 했지만, 이처럼 많은 사진이나 자료를 한꺼번에 빠르게 전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이상헌 LG유플러스 글로벌로밍팀장은 “VoLTE가 구현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LTE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통화 시에는 3G로 바뀌어 사진·자료·동영상 등 전송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며 “VoLTE는 고속 데이터망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제공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날 세계 최초 이동통신 3사 간 롱텀 에벌루션(LTE) 기반 음성통화서비스(VoLTE) 연동을 연내 상용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술개발을 끝내고도 요금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미뤄지던 VoLTE 3사 연동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VoLTE가 한 이동통신사 안(망내)에서만 가능했으나 이제는 이통사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VoLTE 3사 연동이 실현되면 통신생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확실히 차별화된 고품질 이동통신서비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VoLTE는 ‘Voice Over LTE’ 즉 LTE를 통한 음성통화를 뜻한다. 2G나 3G에선 음성과 데이터가 독자 통신망으로 전송됐으나, LTE에선 음성과 데이터가 모두 데이터망을 통해 전송된다. 더 넓고 빠른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연히 통화품질이 우수하고 연결속도도 빠르다. 빠른 대용량 데이터 전송도 가능하다.
2012년 7월 이후 출시된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은 오는 11월부터 누구나 Vo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연내 VoLTE 3사 연동이 실현되면 경쟁 축은 글로벌 VoLTE 로밍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통신품질이 국내와 크게 차이가 나는 국제통화야말로 VoLTE의 장점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로밍 통화에서 VoLTE 장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영상통화 화질이 HD급으로 개선되면서 이전보다 또렷한 영상을 즐길 수 있었다.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간판 글씨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 화면을 360도 빠르게 돌려도 영상이 끊어지지 않았다. 일반전화로 연결할 때도 곧바로 전화연결이 됐고 통화음이 깨끗했다. VoLTE와 비교하기 위해 LTE가 되지 않는 3G 휴대폰으로 일본 국제전화를 걸자 3~4초 정도 연결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전화할 때도 말을 하고 난 뒤 한참 뒤에 상대방이 대답을 하는 통화지연 현상이 나타났다.
VoLTE 로밍의 장점은 통화료는 기존과 동일하면서 품질은 높아진다는 점이다. VoLTE 국제연동은 LG유플러스가 올해 4월 일본 KDDI와 한 것이 유일하다.
SK텔레콤과 KT는 2013년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관련 시연을 한 후 현재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VoLTE 로밍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대 국가에서도 VoLTE를 상용화하고 VoLTE 로밍을 지원하는 단말기도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독일 등 10개국 17개 사업자만 망내 가입자 간 VoLTE 서비스를 하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