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광다이오드(LED) 업계는 사파이어가 아닌 웨이퍼 기판으로 LED 칩을 생산하는 기술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기술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플립칩과 함께 등장한 중요한 기술 변화로 꼽힌다.
현재 LED용 웨이퍼로는 사파이어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사파이어 웨이퍼에 갈륨나이트라이드(GaN)를 증착해 LED 칩을 만들고 있다. 비싼 사파이어 대신 실리콘을 사용하면 LED칩 원가를 더 낮출 수 있다.
이 사장에는 일본 도시바가 가장 먼저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 조명업체인 브리지룩스 기술 자산을 인수해 8인치 실리콘 웨이퍼 기반 LED를 양산하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가 올해 초 양산에 들어갔다. 자사 스마트폰 카메라용 플래시 등에 적용했다. 하지만 아직은 로엔드 제품으로 소규모만 생산하고 있는 단계다.
실리콘을 적용하면 LED칩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고, 대형화·양산 등에도 용이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8인치 실리콘 제품은 기존 4인치 사파이어 제품 대비 생산성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플립칩과 달리 실리콘 웨이퍼 LED 시장 성장에 업계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초기 기대했던 가격 경쟁력이 계속해서 상쇄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와 삼성전자 등이 기술 개발에 뛰어들 당시만 하더라도 사파이어 기판 가격은 상당히 고가였다. 하지만 사파이어 기판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사파이어 기판 1㎡가 35달러에 달했지만 지금은 5달러 불과하다. 실리콘 대비 가격차가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LED칩 생산 원가에서 기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수준밖에 안 된다”며 “기판 소재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큰 원가 절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실리콘 기판 LED 제품은 가격 외 또 다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실리콘이 사파이어 물성을 따라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실리콘 LED 양산 계획을 놓고 일부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파이어급 고출력 LED칩 기술을 확보하면서도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13년 전체 LED 시장에서 1%에 불과했던 실리콘 LED 시장이 2020년에는 삼성전자 시장 진출로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
성현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