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세계 처음으로 3D 프린팅 슈퍼카 공개

3D프린팅이 미래 자동차 제조 분야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소재와 에너지 및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스타트업이 세계 처음으로 3D프린팅을 활용한 슈퍼카를 공개했다. 디벌전트마이크로팩토리스가 3D 프린팅을 활용해 섀시와 부품을 만든 슈퍼카 ‘블레이드(Blade)’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미국 스타트업 디벌전트마이크로팩토리스(Divergent Microfactories)가 세계 처음으로 3D 프린팅을 활용해 섀시와 부품을 만든 슈퍼카 ‘블레이드(Blade)’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사진=디벌전트마이크로팩토리스>
미국 스타트업 디벌전트마이크로팩토리스(Divergent Microfactories)가 세계 처음으로 3D 프린팅을 활용해 섀시와 부품을 만든 슈퍼카 ‘블레이드(Blade)’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사진=디벌전트마이크로팩토리스>

블레이드는 2초 만에 0mph에서 60mph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2인승 슈퍼카다. 천연가스, 가솔린 모두 활용 가능하다. 700마력 이중 연료엔진을 탑재했다. 차량 무게는 1400파운드(약 635kg)에 불과하다.

배기량은 전기차 3분의 1, 공정비용은 기존 차량 50분의 1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부가티 베이론 하이퍼카(Hypercar)보다 파워투웨이트라티오(마력과 운송수단 무게를 나누어 얻은 숫자)는 갑절 크다.

이 회사는 3D프린팅으로 금속 합금부품을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차량 섀시 또한 탄소섬유튜브 모듈러 시스템으로 3D프린팅했다. 이후 모듈러 시스템에 부품을 레고처럼 끼워 넣었다. 섀시는 아트센터대학 데이비드 오코넬 디자인학부 교수가 디자인했다. 무게는 100파운드에 불과해 현재 쓰이는 차량용 섀시보다 최대 90% 가볍다. 제작 시간은 30분 아래로 아주 짧다.

케빈 싱어 디벌전트마이크로팩토리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000만달러(111억원) 투자를 유치해 향후 18개월간 차량용 금형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며 “자동차를 만들어 직접 파는 게 아니라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 차량 제조 시스템을 라이선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3D프린팅이 자동차 제조 기술 미래로 급부상 중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항공우주 산업에서부터 포뮬러원 레이싱 자동차까지 폭넓게 쓰이는 추세지만 지금까지 자동차 업계에서는 비교적 3D프린팅 기술에 대한 접근 속도가 느렸다.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3D프린팅을 내부 손잡이, 스피커용 그릴, 에어벤트(Air vent) 등 플라스틱 부품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 쓰거나 여러 종류 메탈 부품을 제작하는 데 활용한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 3D프린팅을 도입하는 데 그쳤다는 얘기다. 스웨덴 하이퍼카 코닉스에그(Koenigsegg) 가변 터보처럼 물량이 많지 않은 데만 본격 탑재됐다.

이는 자동차 산업이 하루 수백~수천만대 차량을 생산하는 소품종 다량생산 구조라 기존 방법이 더 빠르고 비용도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D프린팅은 제조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쓰임새가 많다. 부품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어 소비자에게 주는 이점도 크다.

블레이드와 마찬가지로 대형 업체가 아닌 현지 부품업체가 이 기술을 활용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높다. 현재 자동차 부품업체는 보쉬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앞서 또 다른 미국 스타트업인 로컬모터스(Local Motors)도 연초 섀시와 외부 셸(shell)을 3D프린팅으로 만든 자동차 ‘유니바디’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저스틴 피스킨 로컬모터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테네시 주 녹슨빌에 연산 2400대규모 생산공장에서 3D프린팅 자동차를 만들 계획”이라며 “공장을 구축하는 데 드는 원가는 1000만~2000만달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PA컨설팅 제조 전문가인 팀 로렌스는 “자동차는 제조 및 조립 시설, 전문 공구를 갖추는 데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 신규 업체가 뛰어들기 힘들다”며 “하지만 3D프린팅은 이 정도 자본이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3D프린팅은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맞춤형 제품을 공급해주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부품 시장 구도까지 바꿀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내다봤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