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가 한국에 진출한다.
애플은 최근 하나금융그룹, 비자카드, 국내 전업 카드사 3~4곳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국내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인프라 현황과 시스템을 점검했고, 실제 가맹점에서 결제 시연까지 마쳤다.
애플과 만났던 국내 금융사 관계자는 “비밀유지계약(NDA) 사항이라 협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며 “애플페이 한국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애플이 하나금융그룹과 비자카드, 시중 카드사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한국 진출을 타진했다.
한국 NFC 기반 결제 시장 조사에 착수했고, 한국에서 애플페이 결제를 할 수 있는 여러 사항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프라 확장과 연동을 위해 비자카드, 하나금융그룹과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르면 내년 초 한국에서 애플페이가 통용된다.
애플과 최근 회동을 가진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이 중국 시장과 함께 한국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며 “NFC 기반 결제 도입에 우호적인 금융사는 적극 협조할 계획이고, 밴사와 애플페이 연동을 곧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가 한국에 진출하면, 한국은 모바일결제 ‘글로벌 테스트베드’가 된다. 삼성페이를 비롯해 중국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이 인프라 확충에 나선 상황에서 일전이 불가피하다.
애플페이 한국 진출로 기존 결제 생태계 재편도 불가피하다. 유심과 앱카드 결제가 상대적으로 많은 한국에 애플 NFC결제 방식이 도입되면 사용자 결제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 애플은 한국에서 아이폰 사용자를 대거 보유하고 있어, 중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에 NFC 인프라와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 선점에 나설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최근 애플과 비공개 미팅을 가졌는데, 한국에 애플페이를 도입하기 위해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NFC 기반 인프라 투자비용 주체, 토큰 방식 도입 여부, 수수료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NFC 결제 진영으로 꼽히는 하나금융그룹은 애플과 협력을 조속히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기존 앱카드 진영 등과 경쟁하기 위해 NFC결제 기반 애플페이를 반드시 끌어들이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NDA 사항이라 세부적인 상황을 알려줄 순 없다”며 “한국에 애플페이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고, 금융사 접촉도 이를 위한 본격적인 사전 준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