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청학동이 간직해온 우리의 고유 전통문화를 전국 어디서나 체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리산 청학동이 기가인터넷 기반 기가서당, 비콘, 드론, 모바일 솔루션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스마트 마을로 새롭게 탄생했다.
KT와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경남 하동군 청학동에서 기가 인프라와 지역 맞춤형 IT솔루션을 적용한 ‘청학동 기가 창조마을’ 구축을 선포했다. 청학동 기가 창조마을은 KT가 지역에 기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가 스토리 네 번째 프로젝트다. 전통과 첨단의 만남으로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농촌마을을 비전으로 삼았다.
KT는 마을 도서관을 ICT 복합문화공간인 ‘기가서당’으로 단장했다. 기가서당에는 KT가 전담하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 기업 애니랙티브 모바일 전자칠판 솔루션 ‘비터치’를 적용했다.
훈장이 센서가 달린 붓펫으로 종이에 글씨를 쓰면 그 동작이 대형 화면이나 모바일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원격 교육솔루션이다. 청학동 고유문화 콘텐츠를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채널로 활용할 예정이다.
기가서당에는 영상강의 솔루션도 구축됐다. 청학동 주민은 KT IT 서포터즈가 진행하는 IT 교육과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교양 강좌를 들을 수 있다. 도시와 농촌 간 문화 교류를 활성화해 정보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학동 121곳에 200여 비콘을 설치했다. 비콘은 저전력 블루투스(BLE)를 쓰는 근거리 통신 기술이다. 50~70m 범위 안에서 위치 기반 서비스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KT는 관광 수익이 지역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청학동 특수성을 감안해 비콘으로 관광 인프라를 개선했다.
청학동 명승지인 삼성궁을 관람하는 기자 스마트폰에 위치에 따라 삼성궁의 유래, 위험지역 알림 등 메시지가 전송됐다. 지역(하동군) 온라인 장터와 연동해 농특산품 판매를 촉진하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KT가 개발한 청학동 전용 앱을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다.
KT는 산악 지역 특성상 발생하기 쉬운 추락과 조난 사고에 대비해 열영상 카메라와 HD카메라를 장착한 안전 감시용 드론을 기증했다. 사고 발생 시 조난자 위치나 상황을 파악하고 LTE 모듈로 관제센터에 전파한다. 장마철 도로 유실 시에는 긴급 구호물품을 수송할 수도 있다.
노년층이 많은 것을 감안해 다양한 모바일 솔루션도 준비했다. 간편하게 10여 질병을 검사할 수 있는 모바일 건강검진 솔루션 ‘요닥’, 자녀가 부모 스마트폰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해피온’이 노년층 생활환경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날 선포식에는 황창규 KT 회장과 윤경림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윤상기 하동군수를 비롯해 청학동 주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KT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창조마을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농촌 지역사회 활성화에 지속적으로 협력키로 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KT는 지난해 10월 임자도를 시작으로 DMZ 대성동, 백령도 등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 주민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안전한 지역사회를 구축하는 데 노력해왔다”며 “청학동 기가 창조마을은 농촌의 가치를 높이고 더욱 안전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실장은 “정부는 농촌에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 중인데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민간기업 도움이 필요하다”며 “기가 창조마을은 농촌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동(경남)=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