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감시 도구 제작기업 해킹팀(Hacking Team)이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 이들이 제작한 감시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는 물론이고 한국이 포함된 정부기관 고객 리스트까지 모두 인터넷에 공개됐다. 미국이 세계 정부와 주요 인물 도청한 사실을 폭로한 스노든 사태에 맞먹는 파장이 예상된다.
와이어드 등 외신은 해킹팀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조직에 의해 공격당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공격자는 400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정보를 비트토렌트에 올렸다. 세계 네티즌들이 해당 자료를 내려 받으려 혈안이다.
토렌트에 올려진 자료는 해킹팀에서 인터넷 감시 프로그램을 구입한 전 세계 정부기관 명단부터 시작해 주고받은 이메일, 직원 암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팀은 러시아,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카자흐스탄, 모로코,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미국 FBI와 마약단속국(DEA), 국방부 등과 거래했다.
문제는 거래 대상 명단에 포함된 상당수 국가가 인권이 취약한 곳이다. 한 보안전문가는 “스노든 사태에서 보듯 미국을 비롯해 국가 정부기관은 사이버 인텔리전스 확보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해킹팀이 공격 받으며 공공연히 알려졌던 정부기관의 인터넷 감시 내용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한국이 해킹팀에서 감시프로그램을 구입했다고 해서 바로 인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해석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