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쓴 증권 분석 보고서를 받아볼 날이 올까.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로봇이 증권 분석 보고서까지 쓰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타임지가 12일 전했다. 현재 미 증권가에서는 주식이나 채권, 뮤추얼펀드 등 매매 및 매수 추천 작업을 애널리스트가 직접 한다.
하지만 금융 서비스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컴퓨터와 알고리즘이 기존 트레이더, 금융 조언가 등을 대체하는 추세다. 여기에 최근 금융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선 스타트업 기술력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언론사에 단신 뉴스 기사 제작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내러티브사이언스(Narrative Science)가 대표적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금융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지금은 전체 고객 중 60%가 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야후, AP통신뿐 아니라 지난해 보험업체 올스테이트(Allstate)도 고객사로 유치했다.
캐피탈큐브와 골드만삭스 투자를 받았던 금융분석 플랫폼 업체 켄쇼테크놀로지스와 이지옵도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술이 초기보다 안정화돼 금융가에서 더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도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 서비스를 활용, 최근 인기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 스타트업은 고객사에 기업 정보 요약본을 보내준다. 내러티브사이언스 프로그램은 데이터베이스, 내부 자료 등에서 기업 프레젠테이션이나 제품 설명 등을 합성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데이터를 추출한다. 이를 요약본이나 기사 형태로 만들어 제공한다.
통상적으로 정보 요약본을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어 더 많은 보고서와 시장 자료를 발간할 수 있는 셈이다. 금융사나 사모펀드사들이 이 서비스를 얼마나 쓰고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AI 기술이 향후 더 발전하면 상세 분석 보고서 등 애널리스트 영역 중 복잡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작업을 해내는 것까지 가능할 것으로 외신은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이미 애널리스트 작업이 컴퓨터에 따라잡히는 건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컨설팅 업체 셀런트 윌리엄 트루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컴퓨터가 금융 애널리스트 작업을 대신해 구조조정 사태 등을 낳을 수 있을지 업계에서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며 “현재 이를 우려하지 않더라도 한 번 시작되고 나면 매우 빠르게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투알트 프란켈 내러티브사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애널리스트들은 통상적으로 과잉 업무에 시달려왔다”며 “고부가 작업에 투입될 수 있도록 로봇과 자동화가 이들에게 자유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