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인터넷에 퍼져있는 저작권 침해 사이트를 강제 차단할 수 있게 만든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불법 음란물과 같이 취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닛케이신문은 일본 내각관방 지식재산전략본부가 지식인회의를 신설해 저작권 침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13일 전했다. 통신사업자와 전문가가 협력해 내년 3월까지 대책을 마련한다.
저작권 보호가 다른 국가보다 철저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에서도 인터넷 보급 이후 음악이나 영상 디지털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에게 전송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저작권 침해 신고 건수도 많아졌다.
일본은 사용자가 해당 사이트에 처음부터 접속할 수 없는 ‘블로킹’을 도입한다. 블로킹은 네트워크 사업자 등이 문제가 되는 사이트 목록을 공유해 차단하는 방법이다. 이미 불법 음란물 확산 방지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NTT 커뮤니케이션과 새턴텔레콤 등 일본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는 저작권자 요청에 따라 강제로 사용자 열람을 제한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새 조치로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저작물 공유 사이트도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내 사이트는 ‘제공자 책임법’으로 작성자 동의 없이 해당 글을 삭제하거나 관계 당국 수사와 단속이 가능하지만 해외 사이트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 등 해외에서는 공유 사이트가 늘고 있고 삭제 요청도 어려운 상황이다.
저작권은 지식재산권 중 하나로 소설, 음악, 영화, 사진 등에 대한 권리다. 특허 출원과 등록이 필요한 산업재산권과 달리 창작 시점부터 저작자에게 권한이 자동 부여된다. 저작권 소유자는 저작물 복제, 출판, 상영 권리를 독점하며 원칙상 사후 50년간 보호된다. 일본 내에서는 불법 콘텐츠임을 알고도 음악이나 영상을 내려 받는 행위를 형사 처벌 할 수 있게 강화된 저작권법을 지난 2012년부터 시행 중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