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000억 시장, BIM이 뜬다

빌딩정보모델링(BIM)이 건설·건축 산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 정부 BIM 도입 가이드라인이 산업현장에 폭넓게 적용되면서 관련 수요도 크게 늘었다. BIM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발주·시공 시스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토목 등 분야에서도 BIM 활용도를 높여 생산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사와 건축설계사무소에서 BIM 솔루션을 활용한 프로젝트 진행이 활발하다.

BIM은 건설계획·설계·시공·관리 등 건설·건축 관련 모든 프로세스에 시작 초기부터 3차원(3D) 모델링 기술을 적용하는 지능형 모델이다. 설계도는 2D로 작성하고, 시공 등 일부 건축공정에만 3D를 적용하던 기존 방식을 개선해 전과정을 3D로 제작한다.

BIM 기술 적용에 적극적인 기업은 GS건설이다. GS건설은 여의도 IFC, 엔씨소프트 연구개발(R&D)센터, 파르나스호텔, 경상병원 등에 BIM 기술을 적용했다. 오원규 GS건설 부장은 “BIM을 도입해 건설 문화를 바꾸고 있다”며 “설계부터 시공까지 건설 생산성을 높이고 프로젝트 진행 단계에서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BIM 솔루션을 활용해 건설 사업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프로젝트 서비스 ‘GS 프리컨 서비스(PreCon Service)’도 적용했다. 기존에는 건설 사업에서 기획·설계·시공 주체가 분리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설계와 시공 간 협업이 이뤄지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GS 프리컨 서비스는 BIM을 토대로 발주자·설계자·시공 주체가 참여하는 협업 프로세스가 가능하다.

정연식 GS건설 차장은 “의사결정 과정이 빨라져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기존 2D 기반에서 3D 기반으로 개선되면서 시각화 요소를 높여 사업 주체 간 의사소통이 활발해졌다”고 평가했다.

도시개발 분야에서도 BIM을 주목하고 있다. 아직 굵직한 도입 사례는 없지만 성장 잠재성은 크다는 평가다. 강승범 유앤미도시계획기술사사무소 대표는 “여러가지 도시 요소를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사업 과정에서 소통을 늘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도시개발 계획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한 설계·시공이 활발해지면 자연스럽게 도입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BIM 도입 가이드라인도 시장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해부터 500억원 이상 공공 공사에 BIM 도입을 유도했다. 2016년부터는 조달청 발주 모든 공사에 BIM 설계 적용이 의무화된다. 국토부도 2020년까지 사회기반시설(SOC) 공사 20% 이상에 BIM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임민수 오토데스크코리아 상무는 “3년 전부터 수자원공사가 BI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철도시설공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BIM 시범사업과 발주를 준비 중이라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BIM 시장은 237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2018년까지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 3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건축·건설 분야에 BIM 도입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토목에서는 적용이 더디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BIM을 활용하면 협업 체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토목에서는 엔지니어링적 요소가 많아 도입이 느린 편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개선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